금천뉴스
기고 & 사설
풍부한 지혜 - 김성호
.  |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1.05  00:30:5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유심(有心)은 마음을 담는다는 뜻이다.
  세상을 이기는 방법은 각자마다 다르나, 삶의 지향점은 똑같다. 사고방식이 단순한 만큼 시야가 좁으면서 자신을 띄우는 상상력이 결여된 사람은, 좁은 골목에만 신경을 쓴다. 보이는 것만이 세상의 전부인양 그 안위에서 쉽사리 헤어 나오지를 못한다.
  위기를 많이 겪어본 사람은 생존본능이 강하다. 그 투철한 정신력으로 정면승부의 도전인 가파른 절벽도 능히 오른다.
  중년나이에 접어든 그는 힘들었던 지난날들에 진이 다 빠졌다. 퍽이나 지친 그는, 심성이 메말라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라고 소개할 수 없이 자신의 정체가 불분명했다. 더 이상 미련은 없다 내뱉은 그 선언 무색하게 앞으로 맞게 될 시간이 추하도록 두렵기까지 했다.
  우중충 흐린 기분전환 책으로 공기가 신선한 자연 숲을 찾았다. 올곧은 곳곳한 자세로 한 치도 물러서질 않는 키다리 수목들에게서 당당함을 배웠다. 깊이 들이키는 호흡에서는 원시적 생이 피는 풍부한 지혜를 전수 받았다.

  멀쩡하게 살아 숨 쉬고 있는 마누라를 생과부로 차 버린 것도 모자라, 허구한 날 집에만 처박혀 있는 남편에 대한 미움은 갈수록 심해져만 갔다. 말단공무원 퇴직 후 10년 동안 집안일 돕는 것은 고사하고, 가까운 공원산책하자는 말 한마디 없이-일 년에 단 한번 부부동반 송년모임에 갈지라도 각자도색으로 집을 나섰다, 그 장소 앞에서 간신히 만나 들어가곤 했던 남편.
  아내는, 열불이 치밀어 잘 자라 준 두 아들딸과 주변 사람들이 그토록 뜯어 말린 이혼생각을 다시금 떠올리며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아내가 몸이 아파 병원을 다녀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남편 역할과 구실도 못하는-속만 지글지글 썩이는 이 못난 인간을 대체 어찌하며 좋을까? 아내는 기나긴 여러 고민 끝에 행복의 거리와는 까마득히 먼 가족사 이야기를 글로 남기기로 하고 펜을 들었다.   
  그러면서 아내는 30년 세월의 기억을 더듬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던 그 독한 원수 감정에 묻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남편의 좋은 면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차려준 식탁음식은 편식 없이 아무거나 잘 먹고, 바람피우는 남몰래 짓도 바보처럼 못하는 남편이 한심하면서도 자랑스러워지기까지 했다.
  아내는 힘을 빼고 시간에 순응하며 글쓰기 일에 매진했다.
시간을 들여 마침내 탈고를 마친 책이 시중에 깔렸다. 반응이 좋았다. 강사섭외가 들어왔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쓴 작가는 빅터 프랭클(오스트리아 정신과의사이며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책을 통해 이런 내용의 글을 남겼다.

‘28명 중 1명꼴로 살아남는 그 모진환경에서 어떤 사람이 살아남는가를 분석한 결과, 첫째, 운수 혹은 신의 가호가 임한 자, 둘째, 왜 나는 살아 있어야 하는가에 의미를 둔 사람, 셋째,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빅터 프랭클에 따르면 나치는 유대인들을 돼지로 부르며 유대인들에게 세수는커녕 이를 닦는 시간도 주지 않았으나, 그는 모든 자유가 빼앗긴 그 지옥의 환경 속에서 나 자신에게 무언가를 해줘야 한다면서, 식판 겉면에 자신의 얼굴을 비추며 우연히 줍게 된 사금파리 조각으로 매일 면도를 하여 그 덕택에 가스실로 보내지는 화를 면해 결국 생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나의 마음이여, 그대의 오늘의 상념을 안고 향기 가득한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라. 주님이 너에게 용기를 주실 참배 장소, 그 길을 알지 못한다면 황금날개를 단, 따뜻하며 부드러운 흰 구름 좇아 햇살이 머무는 비탈의 언덕에서 쉬고 있어라. 내 곧 그대를 만나러, 예언의 시인들이 황금의 비파로 세상을 푸르게 가꾸는 마을을 출발하리. 우리의 옛 이야기 담은 가슴 속 기억 꺼지지 않도록 그 소중한 추억의 불씨를 안고 출발하리.
  오, 너무나 사랑하는 나의 마음이여, 불타는 사랑의 눈빛으로 바다 저편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이여, 속 빈 기쁨이 일시로 안겨준 잔인한 운명처럼 쓰라린 비탄을 품은 그대여, 그 빼앗겼던 지난날들의 시를 노래로 부르며 용서 또 용서로 화합을 이루자.

 

 

< 저작권자 © 금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금천뉴스 서울특별시 금천구 금하로 793, 113,114호 (시흥동 벽산 1단지상가)  |  대표전화 : 02-803-9114  |  팩스 :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민주
등록일 : 2011.10.28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04923   |  발행인 : 배민주   |  편집인 : 노익희
Copyright ⓒ 2011 금천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cn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