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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도 경작의 노동이다.- 송골 김성호 (시인 성미출판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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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16  23: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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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부에게는 토지가 있어야 봄철에 씨종을 뿌릴 수 있다. 선행조건인 노동에는 체력적 소모가 필연적으로 따라지기 마련이다. 그 희생의 가치는 생산력을 증대시킨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부만을 좇는 물신주의자들이 비참한 무기력으로 바라보는 숲 속 통나무집을 가장 부러워하는 부류는 예술인들이다. 창작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일종에 경작하는 노동이다. 
영감에서 피어난 글말의 여린 새싹이 날로 자란다면 노동의 능률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노동에 필요한 자본의 양은 점차 줄어들게 된다. 경작의 한계는 다시 확장되면서 노동이 돕는다는 비율이 넓혀짐을 체험하게 된다. 
몸소 겪은 경험으로 쌓은 체험은 산 증인이다. 나만의 가슴 속 인생을 문장으로 풀어 모두와 공유하고 싶다면 내용이 따분하지 말아야 한다. 독자들이 반하여 좇아오게 하는 이 조율의 기술은 달팽이처럼 느린 듯이 지나한 시간 속에서 무럭무럭 생성되어진다. 반대로 정신적 빈곤은 나태·무절제에 대한 형벌이 내려진다. 
  
존재의 근원은 움직임이다. 
존재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기후도 어떻게든 살려낼 수 없어 물러나는 사목(死木)이나 다를 바 없다. 꼼짝 않는 부동성 안에는 숨 쉼 하는 생명이 들어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떠가는 과정의 여행이다. 작품 내용이 바뀔 적마다 사시사철 계절을 생활상으로 등장시키면서 나의 내가 되는 형상을 구도해 나간다. 
  
인간의 언어는 단어순서가 매우 중요하다. 
학습된 그 언어를 글로 옮겨 적는 문단 역시도 단어 연결망 구현이 필수이다. 
작가의 토지는 원고이다. 원고의 한 칸 한 칸은 한 철자 한 단어를 ‘알음알음’ 끌어 모은 동원에서 채워진다. 
「아름아름」과 헷갈릴 수 있는 「알음알음」의 뜻은 여러 문장을 통해 서로 알게 된 체계적 사이를 말한다. 알음알음의 자연어(自然語)발음은〔아르마름〕이다. 덧붙여「아름아름」은 말이나 행동이 불분명할 경우에 쓰인다. 자연어발음은〔아름아름〕이다. 
 
 우리나라 국민 누구나 휴대폰을 쓰고 있다. 
휴대폰의 진화는 얼굴인식 기술을 넘어 출입증 역할을 맡은 신분증 식별기능 탑재로까지 발전했다. 그 번호는 열자리 수안에서 뒤섞여 맞춰진다. 
그럼에도 번호가 같은 전화기는 한 대도 없다. 글쓰기는 자음 14자(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모음10자(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ㅣ)수안에서 버무려 쓰인다. 자음-모음이 서로 합하여진(ㄲ, ㄱㅅ, ㄹㅂ, ㄹㅌ, ㅐ, ㅒ, ㅗㅏ, ㅗl…)가 더 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펄 벅(Pearl S Buck)《대지작가》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한 세종대왕은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 극찬하였듯이, 우리의 고유한 문화한글로 창작을 널리 펼치는 작가들에게는 감개무량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어쩔 수 없이 붙들려 매인 천류 관계로 이어져있다.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그 핏줄 속에서 세대 차 극복을 위한 갖가지 고안을 짜내 왔다. 
가족 구성원 간에는 유전적 성향이 있다. 부모의 영향인 식생활과 행동패턴을 자녀는 무의식중에 고스란히 드러내곤 한다. 마찬가지로 글쓰기를 빛과 그림자처럼 한 지체가 된 작가도 매혹에 이끌려 좇는 선배작가의 글귀를 흉내로라도 닮고 싶어 하는 기질이 있다. 일종에 그 방식을 따라가 보겠다는 모방이다. 역으로 그렇게라도 해서 단어를 찾는 모범을 굴리지 않는다면 녹이 쓰는 기억력저하에 빠져들 수 있음을 명심하자.
  
혈액순환이 원활하면 성질은 따뜻해진다. 
마음이 머무는 곳에는 발굴에 매진하는 글의 보물이 있다. 생각을 굳게 먹은 가슴에는 부름이 있다. 마음만으로는 현실을 이겨낼 수 없다. 자신의 의견과 환경이 맞지 않는다는 건 불균형 대치이다. 서로 거리가 멀다 싶은 불편한 갈등은 화학성 반응을 안고 있다. 폭발성을 머금은 그 안에서 글발이 터져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몸의 모든 장기는 자율신경과 연결되어 있다. 
필자의 경우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지만, 어떤 사람은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 이처럼 체질의 성분에 따라 건강 상태가 다르게 나타나듯이 글쓰기도 습관에 의해 다져지며 길들여진다. 인지발달은 정서적 안정을 가져다준다. 성공의 결실만을 바라는 조건의 글쓰기는 신경질을 부추긴다. 꾸준한 습작이 성장의 비법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상을 갖고 있어야 자기만의 문장력을 키울 수 있다. 공간감각을 활용하는 개성을 말하는 것이다. 그 개성의 조화는 책을 읽는 그 저자와의 만남에서 밝아진다. 율곡이이 선생은 제자들에게 ‘화합할 줄 알면 자기 색을 잃지 않는 생강이 되어라.’라는 말을 들려줬다 한다. 
  
이 경지까지 오르는 경사의 과정은 쉽지 않다. 습작의 훈련인 연마에 연마를 거듭해야 오를 수 있는 봉우리이다. 우리는 지난 해 내내 거리두기-모임자제-영업금지-제한 등의 고립의 시간을 보냈다. 새해가 밝은 금년에도 나라 전반의 분위기는 그 방향으로 나아갈 기세다. 그 와중에 전 국민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접종 정책실시 일정이 하루하루 다가오며 있다. 고무적인 희망이다. 
  작가에게는 더더욱 글쓰기에 정중할 수 있는 호기가 아닐 수 없다. 시간은 쓰기 나름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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