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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 송골김성호(시인 성미출판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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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12  1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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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사람인 슐리만은 시골교회 목사의 아들이다. 그는 어린 시절에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은 그림동화책에 푹 빠져들었다. 그 계기로 실체 없던 이야기일 뿐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달리 역사탐구에 뜻을 두게 되었다. 그의 확고한 믿음의 신념은 좀처럼 식을 줄을 몰랐다. 그때 마침 “구름 너머 멀리 그리스라는 나라엔 트로이의 흔적이 남아있다.”라는 말을 아버지로부터 들었다.
 
집안이 가난하여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슐리만은 가계 점원부터 배 타는 선원일까지 할 수 밖에 없었다. 그와 병행하여 밤에는 고고학공부와 그리스어를 독학으로 배웠다. 그러한 열정의 노력으로 모은 돈으로 사업장을 열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발길은 과거 트로이전쟁의 유적지였던 지금의 터키로 향해졌다. 그리고는 5년 만에 3천여 동안 양무리를 단속하려 목동들이 누비고 다녔던 평범한 언덕과 평야 앞에서 멈춰 섰다. 그러면서 호메로스가 인류에 남긴 《일리아드》와《오디세이아》의 이야기는 허구가 아닌 역사적 실체였음을 밝혀냈다.
 
피터 드러커(Peter F. Drucer)는 경영평론가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생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취득 후 영국런던으로 이주하여 경영평론가로 활동했다. ‘경영을 발명한 사람’ 또는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린 피터 드러커는, 이외에도 미국백악관-GE-IBM-인텔-P&G-구세군-적십자-코카콜라 등 다양한 조직에 근무하는 수많은 리더에게 직접적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원에 ‘드러커연구소(Ten Drucer Institute)’가 세워질 정도로 유명해진 그의 업적은 《보이지 않는 혁명》책 상재 이후 전체 저서 40권 중 2/3는 은퇴연령인 65세 이후에 쓰였다는 사실이다. 그 끈질길 저력은 96세 나이로 세상 여정을 마칠 때까지 이어졌다. 놀라운 승리의 표준이 아닐 수 없다. 열정이 대단했던 인물이라 큰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2020년 추운 정초부터 우리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스며든 코로나19로 거리는 한산하다. 확진 자 수가 일천 명을 넘나드는 사회적 환경 탓에 세밑 시즌을 흥겹게 달구었던 메리크리스마스 속 기분은 온데간데없이 축 가라앉아 있다. 손님이 뚝 끊겨 울상을 짓고 있는 자영업자사장들. 서울시 행정지침에 따라 오후 9시에 문을 닫고 모든 전등을 내린 백화점-대형마트. 야광이 사라진 밤의 풍경은 유령도시처럼 적막하기까지 하다. 수효가 현격히 줄어든 나들이 시민들은 저마다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렸고, 기척만 들리면 저 잡으려 쫓는 줄 아는 두려움을 앞세워 차량 밑으로 재빨리 숨어들어 이동하는 발자취 따라 눈치를 굴렸던 고양이들만이 마음 놓고 가로등불빛이 지키는 골목을 누빈다.
 
악성바이러스 전파 확충이 일상을 뒤바꿔 놓은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집밖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여 일정이 취소된 송년모임 대신 눌러앉은 소파에서 전화기 음성으로만 안부를 전하게 된 갑갑한 통제는 큰 손실을 입은 양 허망하기 그지없다. 시간적인 여유로 가정의 안녕과 품위를 유지하려 매일 아침에 출근했다, 저녁에 돌아와 일정피로를 풀었던 나의 집을 모처럼 찬찬히 둘러본다. 무료를 달랠 겸 바깥바람 쐬러 베란다로 나온다. 그 한 구석에서 눈에 퍽 익은 뱅갈고무나무 화분을 새삼 발견한다. 며칠간 이어진 -10도 안팎의 이른 한파에 얼어 죽었는지 입새가 바싹 말라있다. 언제인지 기억이 없는 일광을 쬐게 하려 내놓은 것을 까맣게 잊고, 방치 아닌 방치로 내버려 둔 탓이다. 뿌리를 묻고 있는 흙에도 수분기가 메말라있다. 얼른 따뜻한 거실 안으로 들여놓고 목도 축여준다.
 
극장영화 한편도 마음대로 볼 수 없도록 발길을 붙들어 맨 코로나는 운신의 폭을 상당히 좁혔다. 운동부족의 감옥살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알게 모르게 잃어버린 자신을 돌아보면서 진 빠진 기력을 충전하라 이르는 시간일 수 있다. 한 발 더 나가 ‘네 생각을 내놓으라.’는 채근에도 할 말이 없어 얼버무렸던 그동안의 어설픔이 무엇인지를 헤아려 팥소 없는 찐빵 속을 채우라는 우애어린 속삭임일 수도 있다.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전 세계인류가 그 대처를 어떻게 하든 시간은 무심코 흘러간다. 하릴 없이 시간을 보내는 일 만큼 지나한 지루는 없다. 노는 이 염불 왼다고, 그마저도 준비를 전혀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는 주어진 긴 시간은 더더욱 망연하여 심장을 옥죄는 고통의 곤욕이 클 거라 사료된다.
 
결핍된 아픔이 없으면 문제 해결은 없는 법이다. 사람에게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인간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만 성취감이 높고, 고개부터 먼저 젖는 일에는 능률이 오를 리가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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