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협 25대 이사장 선거 불법·부정 시비 불거져 ‘미협 이사장등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및 직무대행자 선임의 건’에 관한 3차 재판이 7월7일 오후2시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법관 김태업, 김신영, 김정기) 제310호 법정에서 열렸다.

  이 소송은 지난 1월 16일 실시된 제25대 미협 이사장 선거에서 낙선한 양성모 후보와 허필호 후보가 현 미협 이광수 이사장과 집행부 9명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및 직무대행자 선임의 건을 공동 제기한 사건으로 선거 무효 소송과 별도로 진행 중이다. 선거 무효소 등에 대한 본안 소송은 아직 열리지 않은 상태다.

  지난 6월 9일 2차 공판처럼 이광수 이사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건과 관련한 9명중 1명의 집행부 관계자만 참석했으며 변호사와 현 집행부측 관계자들이 법정에 참석했다.

 소를 제기한 양성모 후보와 허필호 후보는 변호사 2명과 지지자들과 함께 법정에 출석해 이광수 현 집행부 측 변호사와 재판에 응했다.

  재판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코로나19 정부 예방책에 따라 진행됐다.

  재판장은 코로나19 정국에 당시 미협선관위가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중앙선관위의 관리 감독 하에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된다는 것을 믿고 후보자나 유권자들이 미협 이사장 선거를 전자투표로 공정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중앙선관위는 투표시스템 대여 계약만으로 시스템대여업체로부터 미협선관위에 장비를 빌려 준 수준이고 실제 빌려 온 투표시스템운영을 미협선관위(당시 선관위원장, 선관위부위원장 2명, 사무총장, 간사 2명)가  부적절하게 운영한 것으로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등의 원고 측 주장에 대해 중앙선관위 장비대여업체의 사실 조회 등을 놓고 구체적인 낙선자 측 주장과 현 집행부 측 주장을 정리해 나갔다.

  재판부는 장비대여업체의 ‘로그기록’ 사실조회와 원고 측의 선거인명부와 관련된 질의에 대한 답변의 가능성 등을 토대로 각각의 주장을 정리했다.  

  이에 낙선자 측 변호인이 “(미협집행부가) 답변이 없는 상태”라며 “현 미협 집행부의 답변은 추후 변론에서 보기로 하고 일정 기간을 정해서 빨리 재판이 진행해 줄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어 낙선자 측 변호인은 “최근에 유사사건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있었다”며 “한국국악협회의 판결이 있었다. 그 건과 마찬가지로 이건도 ▶정관을 위배한 선거 자체는 무효라는 것과 ▶선거절차가 선거권을 침해하고 선거관리권과 후보 운동권을 침해한 점에서 무효라는 2가지의 사유로 미협선거도 선거라 할 수 없을 만큼 무효”라고 정리하고 “(무효를 입증할) 형형화된 자료가 많다”며 “선거장비대여업체 등에 대한 문제는 선거권 침해 등의 문제고 가장 쟁점으로 보아야 할 부분은 정관을 위배한 선거가 타당한 것인지 아닌지가 쟁점”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코로나 시국에 (정부는) 되도록 집회를 하지 말라는 것인데 정부 시책에 부응하기 위해 유권자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관위의 모바일 투표 실시가 정관 위배나 특별한 위법 사항으로 볼 것인지를 보아야 할 것”이라며 “본안 소송과 연관된 것이므로 사안에 따라 본안과 분리 시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낙선자측 변호인은 “코로나시대에 정관 위배가 가능한가라는 것이 쟁점사안으로 이미 유사사례에서 선거무효판결이 난 사례이기 때문 현재 관련 판결문을 신청한 상태”라며 “이점을 감안해 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선거를 치른다고 하나 ▶충분히 유권자들이 모바일 투표를 인식하고 투표에 대한 참여할 수 있었는지 등의 과정을 따져 볼 아야 할 것이고 ▶선거후 선거인 명부나 선거절차에 대한 문제는 없었는지를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유권자가 선거인 명부에 누락된 부분도 따져야하고, 또 ▶선거당일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총회를 하면서 선거와 총회가 동시에 이루어지진 점, ▶선거인부가 마감된 이후 누락된 유권자들의 연락을 받아 투표를 하게 한 점의 유권자의 권리 침해 등과 그 과정에 ▶미협 선관위의 투표절차와 관리 등이 합당했는지를 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준비서면과 답변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협 측의 답변은 ▶선거관리위원들이 선거관리를 전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는 것이고 ▶회원들에게 전자투표에 대한 안내를 해 유권자의 80%정도가 투표에 참여했는데 이는 ▶회원들이 코로나 팬데믹 사태에 전자투표 실시를 회원들이 동의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선관위가 관련 규정과 달리 회의를 하고 회의결과를 안내하고 공지하고 이런 과정에서 문제점은 양해를 구했다는 답변”이라고 정리했다. 

  집행부측의 변호인은 “(코로나 속에) 정관이나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낙선자측 변호사가 소를 제기한 허필호 후보를 통해 “현재의 미협 분위기”를 전했다.

  허 후보는 “선거과정과 결과가 너무 터무니없다”며 “코로나를 핑계로 후보자와 선거관리 위원들을 속이고 유권자들은 속았다. 미협 선관위가 재검표에 응하지 않은 점이 매우 유감”이라며 “3만5000여 회원들이 (재판을) 지켜보고 있는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낙선자 변호인 측은 “미협선관위가 안내를 하여 회원 80%가 투표에 참여 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이 문제”라고 하자 재판부는 “서로 평행적인 입장으로 대립하는 것”이라며 “낙선자 측이 7월5일 제출한 준비서면에 대한 미협 측의 답변서를 받고 난 후에 판단하자”는 의견을 내 놓았다.

  1961년 미협 창립 후 처음으로 모바일로 진행된 이번 선거는 미협 선관위가 투표 결과에 대해 기호 1번 이광수 후보가 전체 5828표(44.47%)를 확보한 것으로 발표했으며, 이광수 후보가 현재 제25대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당시 미협 후보로 기호 1번 이광수(한국미술포럼 대표), 기호 2번 김형식(강남미술협회 회장), 기호 3번 양성모(서울미술협회 부이사장·미협 이사장 직무대행), 기호 4번 허필호(미협 부이사장·전통공예협회 이사장) 등이 경합했다.  하지만 회원들은 미협의 선거 결과 발표에 의혹을 제기하며 미협 회원 1000여 명의 재검표 동의서에 동의를 했고, 지난 3월2일에는 '25대 이사장 후보 연대 부정선거 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서울 중구 뉴국제호텔에서 선거 부정를 고발한다며 기자회견을 여는 등의 방법으로 재검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다음 재판은 7월 21일 오후 2시로 이날 변론을 종결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