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뉴스 진홍기자] 서울경찰청은 금천구 가산동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에서 지난 10월23일 오전 8시52분 발생한 소화약제 누출 사고와 관련해 50여명을 조사하고 이 중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입건된 이들은 공사 현장 소장과 방재실 관계자 2명, 감리 업체 직원 2명이다. 

  사고 당일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신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노동자 1명이 11월3일 오후 12시19분경 또 사망했다. 사고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로 22명의 사상자중 숨진 노동자는 4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18명으로 집계됐다. 

  경찰 측은 “안전교육이나 사고 발생 이후 조치, 설비 감독이 미비했다는 게 어느 정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정황들로 우선 입건을 했고, 수사해 나가면서 입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경찰이 11월4일 오후 1시 20분경부터 약 7시간 동안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와 안전감리 관련 기관 등 2곳을 압수수색했다. 다른 1곳은 안전 감리와 관련된 민간 업체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소화 시설의 적절성과 안전 수칙 준수, 안전교육 이행, 대피 시 조치의 적절성 여부 등에 대해 엄중하게 수사할 것"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숨진 노동자 중 A씨가 수동 조작을 해, 화재 진압용 가스가 누출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뒤, 사고 경위를 계속 조사 중이다.

  그런데 문제의 소화설비 스위치 부근이 폐쇄회로(CC)TV 영상에 제대로 담기지 않은 데다, 공사에 투입된 업체들의 도급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 수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 졌다.

  경찰은 A씨의 작동 가능성이 크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이를 뒷받침할 직접적인 증거들을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지하 3층의 CCTV 카메라는 사고 발생 당시 소화설비 스위치 근처 작업자들의 움직임을 제대로 촬영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는 이산화탄소를 뿜는 무게 58㎏, 용량 87ℓ의 약품이 누출되면서 발생했다. 

 경찰은 A씨가 스위치를 누른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고 해도 사고에 앞서 화재가 발생했거나 상급자의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스위치 작동 여부를 인명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연결 짓기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공사 업체 간 원·하청 구조가 복잡하다는 것도 수사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당일 현장에 투입된 업체는 원청 2곳과 하청 4곳, 재하청 2곳 등 총 8곳으로, 사고 당시 작업자 50여 명의 소속이 이들 기업에 산재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금천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20여명 규모의 전담팀을 편성해 수사 중이다. 관계인 조사·유관기관 합동감식·CCTV 및 수신기 로그기록 분석 등을 통해 사고경위를 확인 하고 있다.

  다만 유족 측은 수동 조작 장면 영상 등 직접 증거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만약 책임자들이 안전 관리·주의 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