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 지난 학교/ 할아버지가 된 학교/ 옛이야기를 들려줄 학교//
할아버지 학교는 외롭습니다./ 그래서 신관 아들이 생겼다./ 별관 손자도 생겼다.//
유명 스타가 나오고/ 유명 박사도 나오고/ 대통령도 나오는/ 서울시흥초등학교 만만세, 만만세.
시흥초등학교 3학년 2반 도설아 어린이가 100주년을 맞아 쓴 ‘할아버지가 된 학교’ 시다.
시흥초등학교 총동문회(회장 이수근: 제9대, 53회)가 올해로 개교 100년을 맞아 '개교 100년 사'를 발간한다는 소식이다.
100년이 되는 초등학교가 서울시내에서 많지 않아 진심으로 축하할 일이다.
 이수근 총동문회장은 “1911년 설립된 모교가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아 3만여 동문들을 배출 한 만큼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았다.”며 “강산이 열 번 변하고 격동기 속에서도 시흥초교는 어려운 교육여건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제가 동문회장을 맡은 기간 중에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다는 것은 참으로 영광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100년 동안 학생, 교사, 그리고 동문들의 열정과 추억을 모아 ‘100주년사’를 준비하게 되었다.”며 발간동기를 밝혔다.     
‘시흥초 100년사’의 편집계획을 보면 빨리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이 알차다.
 제9회 윤동주 문학상 수상, 영랑문학상 대상 수상한 김영은(45회) 시인의 축시를 시작으로 총동문회장의 발간사, 그리고 시흥초교 정보헌 현 교장 등의 축사에 이어 시흥초교의 100년 발자취를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다.
모교의 뿌리를 느낄 수 있도록 1. 사립 치명학교에서 광복까지(1911-1945)  2. 광복 후 (1945-1949)  3. 6.25전쟁과 그 후(1950-1962) 4. 서울로 편입된 후(1963-1986) 5. 수도서울교육의 중심으로(1987-2011현재) 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참으로 귀중한 글이 함께 편집된다. ‘8살 때 3.1 만세사건을 당하였으니 그때를 생각하면 아득합니다.’로 시작하는 1920년대 13회 고 박광운 동문의 ‘결혼을 위해 4학년 때 학교 그만두는 학생 많아…’는 타임머신을 타고 90년 전으로 돌아가는 기분마저 든다.
  조금 소개하면 “이곳의 주소는 경기도 시흥군 동면 시흥리였습니다. 시흥군은 아주 넓어서 지금의 서면, 노량진, 봉천동, 말죽거리, 군포, 군자까지 시흥이었지요. 군청은 영등포에 있었으며 이곳 시흥은 동면의 읍이었습니다. 읍내는 지금의 시흥3동 은행나무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 앞에 옛 동헌이 있고, 고을의 원님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동헌이 없어지면서 그 자리에 시흥학교가 세워지게 되었지요.”라며 학교의 탄생과 당시 마을을 소개하기 까지 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13세에 입학을 하였는데 일제 강점기라 교장 선생님은 일본 사람이었고 교가도 일본말로 불렀습니다.<중략>학생 중에는 여학생이 아주 조금 있었는데 <중략>그나마 4학년이 되기 전에 모두 중도에서 학교를 그만두었습니다. 혼기가 가까워져서 혼인을 하기 위해서지요.”라며 기록하고 있다. 당시의 생활까지 느끼게 한다.
고 안병덕 (21회)동문의 ‘6.25 전쟁과 천막교사 생활’ 은 시련 속의 당시 생활을 그대로 남겼다.
“1950년 6월 25일 아침 3.8선을 넘어 북괴군이 기습 남침의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늘 그래왔듯이 ‘놈들이 또 장난을 치는 구나!’ 했다.”고 기록하고 피난길에 오르고 3개월여의 악독한 공산지배를 겪었던 내용도 담는다. 내용이 좋아 ‘시흥75년사’에 실린 글을 전재(轉載)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시흥초교 100년사’는 과거에만 머물지 않는다.
 42회 윤방부 가천의과대학 부총장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칼럼으로 삶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칼럼은 “이 삭막한 세대에 한번 쯤 조용한 곳에서 조용하고 소박한 생각으로 각자의 천당을 그려보기를 또 살면서 무엇을 자식들에게 남길 것인가를 ... ”이라며 양질의 삶을 권하고 있다.
이 밖에도 빛바랜 추억의 사진들이 함께 편집될 예정이다.
편집 총괄을 맡은 박성철(46회) ‘시흥초 100년사’ 편집위원장은 “모교의 지난 100년을 기록하여 정리한다는 것은 학교의 자료를 넘어 사적(史的) 의미를 정리한다는 신념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100년사를 담는 만큼 보존가치가 있는 책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책자가 발간되는 12월초에 ‘시흥초등학교 100년사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100년사는 300페이지 정도의 규모를 갖춘 모양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총동문회는 오는 10월 23일 금천구민과 함께하는 시흥초교 100주년 기념 체육대회 등을 개최한다. 

사진: 이수근 총동문회장과  박성철 ‘시흥초 100년사’ 편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