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산에 가을이 찾아 왔다.
  가을바람을 느끼면서 시흥2동 234번지 소재 조계종 호압사(주지 정묵스님, 전화: 803-4779)의 일요일은 색다르다. 호압사를 찾은 많은 이들이 즐거움을 함께 한다.
  지난 2월, 정묵스님이 주지로 오면서 호압사에‘아름다움 나눔’이 이루어지고 있어 이번 일요일에는 무려 1300여명이 함께 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호압사의 나눔행사가 입소문을 타고 전해 졌다.
  나눔은 바로 국수 공양이다. 매주 일요일 점심시간이 되면 호압사를 찾는 이들에게 열무국수를 공양(식사 제공)한다. 
  매주 보살들이 만들어 내는 국수로 공양행사에 봉사하는 거사회(회장 김재형, 남자 신도회) 회원들은 분주하다. 
  호암산을 오른 등산객들에게도 열무국수가 전달되고 매주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한다. 사과와 배를 갈아 숙성시켜 만들어놓은 열무김치가 인기인데 많은 분들이 오시면 부족할 때도 있다며 그럴 경우엔 급히 멸치국수국물을 만들어 대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상무 총무스님은 “지난 2월부터 주지스님의 뜻을 받들어 봉사를 하고 있다.”며“등산객들도 많이 오신다.
  정묵 주지스님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나눔결사가 따로 있나요? 등산객이 절에 들러 물 한 잔이라도 편하게 마시며 쉬기도 하고, 절 가까이 있는 어려운 이웃과 틈틈이 공양미를 나누는 것도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푸는 만큼 들어온다, 최소한 들어오는 만큼은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등산객 등 주말 방문객들에게 무료 국수공양을 비롯하여 올 2월 호압사 주지로 부임하던 날, 스님은 7가지 원을 세웠다. 어린이법회 운영, 교리강좌 개설, 거사회 조직, 초하루 신도들과 큰스님 인연 맺어주기, 호압사를 중심으로 하는 호암산 둘레길과 철쭉동산 조성 등이다. 최근 주변 공터에 밭도 일궜다. 아침에는 108배 주말엔 참선 철야정진 5개월 만에 사찰주변의 철조망을 걷어내 철쭉동산을 조성하는 것 이외 6가지 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린이법회는 시작한지 2개월 만에 30명. 우봉스님을 법사로 진행하는 기초교리강좌는 2기만에 주간 50명, 야간 39명. 거사회는 국수공양을 비롯한 자원봉사단 활성화의 원천이 되고 있다. 설정-혜총-우봉(외국인)-혜인-월탄스님으로 이어지는 큰스님 초청법회에는 다른 절 신도들까지 몰려와 작은 도량을 꽉 메우고 있다. 둘레길(올레길) 계획도 이루어지고 있다.
  음력보름엔 <범망경>을 설하며 포살법회를 스님이 직접 주관한다. 일요일은 가족법회 형식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오후가 되면 방문객을 중심으로 하는 음악회 장터 등‘야단법석’으로 도량을 완전히 개방하고 있다.
  요즘 호압사의 자랑은 이 뿐만 아니다.
  경복궁을 지을 때 불(火)기운을 막기 위한 비책으로 세운 사찰 가운데 한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호압사는 서울 남부지역의 영험 있는 약사기도도량으로도 알려져 많은 불자들이 찾는다.
  전국에서 약사여래불을 모시고 있는 사찰이 두 곳이다. 팔공산 선본사(갓바위)와 이곳 서울시 금천구 호압사다.
  호압사의 약사여래불은 석조 불상이다.
  머리에는 작은 소라 모양의 머리칼을 촘촘하게 표현되어 있고, 정수리에 있는 상투 모양의 머리묶음이 낮다. 얼굴은 약간의 양감을 느끼게 하고 넓은 사각형이다. 양 손은 앞에 모아 약그릇을 들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약사여래를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조선 전기 불상의 특징을 잘 살린 체구의 표현과 왼팔의 옷 주름, 가슴의 띠 매듭과 부처님의 우아한 미소를 볼 수 있다. 
  강남구에 사는 모 보살(여성신도)은 병원에도 다녔지만 수년간 허리가 아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는 지인이 서울에 그다지 멀지 않고 영험 있다는 호압사 약사여래불을 소개해줘 찾아와서 불공을 드렸더니 건강해 졌다며 약사여래불에 대한 믿음을 말해 주었다.
건장해진 자신에 대해 감사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은 영험을 전하고 있다고 했다.
 
■ 정묵스님은,
조계종 직영사찰인 선본사 주지를 거쳐 중앙종회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지만 사실 제31대 총무원장을 역임한 인곡당(仁谷堂) 법장스님의 맏상좌로 더 주목을 받아왔다고 한다.
은사가 출가본사의 주지로 있을 때는 총무 재무 등 삼직을, 종단의 행정수반으로 중책을 수행할 때는 중앙종회의원이나 직영사찰 재산관리인 소임을 부여받아 말없이 그 역할 해내는‘보현행자’였다며 머리와 가슴, 손발은 늘‘종단발전’이라는 은사 스님의 큰 뜻에 따라 움직이는 분으로 알려졌다. 은사는 그를‘보현보살’이라 불렀다.
 

■  호압사는,
 호압사의 본사였던 봉은사에서 엮은'봉은사 말사지'에서 볼 수 있는데 1407년인 조선태종7년에 창건하였다고 하며 또한 태종임금이 호압이란 현액을 하사하였다는 기록이있습니다. 그러나 1394년(태조 3)에 신도궁궐조성도감(新都宮闕造成都監)이라는 관청을 두고 궁궐을 짓는 공사를 시작했고, 이듬해에 궁궐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호압사는『봉은본말지(奉恩本末誌)』의 기록보다는 태조 2년이나 3년 무렵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화는 호압사가 풍수지리설과 비보사찰설이 가미되어 산의 모양을 호랑이로, 이를 누르기 위해 절을 창건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진;  매주 보살들이 만들어 내는 국수로 공양행사에 봉사할동을 하는 거사회 회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