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연복(yen307@hanmail.net)

젊거나 늙거나
저기 저 참나무같이
내 삶을 살아라.
 
봄에는 싱싱한
황금빛으로 빛나며
여름에는 무성하고

그리고, 그러고 나서
가을이 오면 다시
더욱 더 맑은
황금빛이 되고
 

마침내 나뭇잎
모두 떨어지면
보라, 줄기와 가지로
나목 되어 선
저 발가벗은 ‘힘’을.
- 알프레드 테니슨의 참나무 중에서
 
저기 저 참나무같이 내 삶을 살아라. 라는 말은 질리고
모질게 살아라는 뜻도 포함 되어 있을 것이다.
이런 실존적 표현은 참이다.
마침내 나뭇잎 모두 떨어지면 줄기와 가지로 裸木이 되어선
온 겨울 보내게 된다.
어차피 인생은 그런 것이다.
어처구니없고, 쓸쓸하고 괴로운 비극이다.
떠날 때는 빈손이다.
몸에 걸치고 가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에 의례에 지나지 않는다.
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만 작은 공과가 남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바람에 날리는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
무상함이 다한 것이 생의 길이 아닌가 싶다.
산다는 것 살아야만 하는 것들은 육신을 지극히 피로하게 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