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親鶴髮在臨瀛 (자친학발재임영)

자혜로운 어머님을 고향에 남겨두고

身向長安獨去情 (신향장안독거정)

이 한 몸 시댁으로 떠나는 안쓰러움이여.

回首北坪時一望 (회수북망평일망)

다시 한 번 머리 돌려 북평을 바라보니

白雲飛下暮山靑 (백운비하모산청)

저물녘 푸른 산엔 흰 구름만 날리네.

-신사임당의 대관령을 바라보며 (박연복 譯)

누구나 고향은 그리워하는 마음은 똑 같다.

더더군다나 부모님이 살아 계시면 그 분을 남겨두고

떠나는 마음인들 오직 하겠는가.

요즘 세상엔 고향에 남아 부모님과 함께 사는 일이

쉽지 않다. 가가의 직업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옛날인들 오죽 했겠는가.

요즘 세상처럼 자동차라도 있었으면 그래도 자주 찾아

뵐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사임당 그녀도

더욱 안타깝고, 그랬을 것이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홀로 남겨두고 시댁으로

떠나가는 그녀 마음이야 얼마나 괴로웠으리.

멀리 대관령에 올라 북평을 바라보니, 어머님 생각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내일 아침 조반은 어쩌고, 저녁 이부자리는 누가 펴 줄 것인가.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나 세상이 싫어진다.

혼인만 하지 않았더라도 이런 슬픈 이별은 없을 것인데…….

마음속은 깜깜한 저녁이고, 높은 산엔 흰 구름만 날려

무심코 멀어져 가는 고향이 아니가

-시인 박연복 http://blog.daum.net/yen307/15849065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