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흥2동 손승현 -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는 미국이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모범사례로 소개하였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책연구원이 운영하는 ‘국제연수과정’에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고위 인사들이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53개국에서 476명이 다녀갔을 뿐 아니라 베트남, 오만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는 매우 우수한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1977년 500인 사업장을 시작으로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한지 12년만인 1989년에 전국민 건강보험시대를 열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으나 UN이 추진하는 ‘보편적 건강보장(UHC, Universal Health Coverage)’ 롤모델 선정 등 건강보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남아있다.

  오늘은 보험료 부과체계의 개편 필요성을 언급하고자 한다. 현행 보험료 부과체계는 직장, 지역으로 나뉘는 가입자격과 소득, 재산 보유정도에 따라 7개 부류로 나뉘어져 있는데 부류 간 보험료 부담의 불공평, 불형평성으로 인한 불신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민원의 약 80%를 차지하는 연간 5,730만 건의 민원을 야기하고 있는 현실이다. 굳이 한 사례를 보자면 4인 가구의 세대주로 있는 35세 남성 A씨가 월 보수 200만원의 직장가입자일 때는 월 59,900원의 보험료를 부담하지만, 실직해서 지역가입자가 될 때는(주택 2억 3천 5백만원, 자동차 1대) 수입이 없음에도 월 185,080원의 보험료 납부하여야 하며, 피부양자가 되었을 때는 보험료를 전혀 부담하지 않게 된다. 만약 A씨가 실직한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향해 ‘집 팔아서 보험료 내라는 거냐’며 항의할 것이고 공단에서는 ‘현행 법령에 의한 보험료 부과기준이 그러하다’고 설득하겠지만 궁색하다.

  정부는 2013년 7월부터 보건복지부에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을 설치하고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늦은 감은 있으나 잘 된 일이다. 베이붐 세대인 325만 임금근로자의 은퇴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실직으로 소득이 없거나 줄어들고 있음에도 은퇴 전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게 되는 예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사회적 갈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건강보험료 부과기준 적용에 있어 소득 단일 기준으로 할지, 소득을 기준으로 기본(최저)보험료를 둘지, 소득과 재산을 부과기준에 동시에 고려할 지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국민 모두에게 동일한 부과기준을 적용하도록 부과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가 UN이 추진하는 ‘보편적 건강보장’의 롤모델로 선정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