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조합소득세 신고기한이다. 전국의 모든 자영업자들은 2014년에 발생한 소득에 대하여 6월1일까지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야한다. 지난 몇 년간의 세수부족으로 인하여 국세청은 개인 소득자별로 과년도의 수입금액과 세무신고상황을 분석하여 성실신고를 당부하는 안내문을 이미 발송하였다.

 정부의 수입부문에서 세금이 담당하는 역할이 지대한 것을 감안할 때 몇 년간 지속되는 세수부족이야 말로 큰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세율을 높이거나 무리한 세무조사 방법 등으로 세수를 늘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세수는 경기변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거래가 활성화되거나 사업자들의 이익이 늘어나야 증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무리한 세금징수로 촉발된 동학농민운동에 대하여 살펴보면서 잘못된 조세정책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새기고자 한다. 동학농민운동의 명칭에 관하여는 학계와 시민단체 등의 관점에 따라 동학란, 동학혁명, 갑오농민전쟁 등 여러 명칭이 주장되나 중립적으로 인정된 동학농민운동리라 언급함을 미리 밝힌다.

 세금문제 하나가 역사의 큰 변화를 촉발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프랑스대혁명이나 미국의 독립선언과 같은 세계사적으로 역사적인 사건에서 본바와 같이 세금문제는 화약고에 불을 붙이는 불쏘시개의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동학농민운동은 120 여년  전인 1894년에 전라도 고부군수로 부임한 조병갑이 부당하고 무리한 방법으로 농민들로부터 세금을 거두고 재물을 수탈하는 것을 시발점으로 발발 했으며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한 동북아의 세력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는 것은 그 절차나 정당성이 중요하며 그 세금을 사용하는 것의 당위성 또한 분명해야 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고부군수 조병갑은 부친의 “송덕비”를 세운다는 명목으로 강제로 농민들로부터 징수 하였으며 시급하지 않은 “만석신보”를 축조한다고 하여 농민들을 강제 동원하고 수세를 징수하여 개인적으로 착복하는 등 징수의 명분과 정당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소위 가렴주구상황을 만들어 농민들을 괴롭힌 것이다. 당시 사회적으로는 서양의 봉건주의 붕괴 및 평등주의사상의 발호와는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이미 부정과 외세에 대처하는 조정의 무능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였고 실학과 평민의식이 싹트고 있는 시기였다.
 농민혁명의 이념적 바탕인 동학은 교조 최재우가 “사람이 곧 하늘” 이라는 “인내천” 이념을 기본으로 창시하여 학정과 양반계급에 시달리는 백상을 중심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세력이 확장되었다.  전형적인 빈농출신의 지식인이었던 전봉준은  37세에 동학에 입교하여 2대 교주 최시형으로부터 고부접주로 임명을 받고 농민혁명의 선봉에 서게 되어 폐정개혁을 기치로 관에서 파견한 군병과의 전투에 승리를 거듭하며 전주성까지 점령하게 되나 결국은 청나라와 일본의 개입을 초래하였고 정부군과 일본군의 연합군과의 전투에서 패하여 1895년 4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동학군들이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요구한 페정개혁 12조에는 당시의 시대상황에 비추어 큰 주목을 끄는 내용들이 담겨있는데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청상과부의 개가를 허용한다.
 . 무명의 잡세는 일체 폐지한다.
 . 노비문서를 소각한다.

 동학농민운동은 실패로 끝났으나 역사적인 물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조선 내정개혁의 출발점이 된 갑오개혁에 영향을 미쳤고 청일전쟁을 유도하여 동북아의 국제정세의 판도를 뒤 흔들었다.

 동학농민운동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는 이미 정부나 학계에 의하여 정립되었고 아직도 그 후손들이나 단체에 의하여 새롭게 조명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농민동학혁명은 불의에 대한 저항이며 이 가운데서도 조세에 대한 평등사상과 조세정의에 대한 강한 가르침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식 세무사 shickk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