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지핀 葉脈엽맥에서 못다 탄
흰 수액의 한 방울

남은 말이 있다
어느 여름진 최종의 날까지
毒독 묻은 버섯처럼 곱고 슬프게 눈 떠 있을
네게 못다 준 목숨과 말 한마디

-김남조 님의 남은 말 중에서

가을로 접어든지 오래다.
그렇다고 가을이 모두 가버린 것은 아닐터
마지막 가는 그들에게 꼭 한마디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
아- 이런 말들은 아닐까.
죽고 죽어서 무엇이 될고 하니,
나는 살아 있는 것이라면은 모두가 싫다고 말한다면 누가 나무라지는 않겠지.
그것이 하고 싶은 남은 말이라고 한다면 또 그 말은 어떨까?
꼭 주고 싶은 말, 남기고 싶은 말은 말해주고 싶어도 더는 하지 않는 것인가보다.
"독묻은 버섯처럼 곱고 슬프게 눈 떠 있을
네게 못다준 목숨과 말 한마디"를 건네지 못하고 미련없이 가버리는 낙엽이야 말로
살아있는 것들의 운명의 전부가 아닐까!
친구에게, 가장 가까운 여인에게 이런 곱고 순수한
그리고 슬픈 말만은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인 박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