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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20  14: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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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닭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
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떤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돌아가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그리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님의 자화상 중에서
 

 

이렇게 자아를 반성을 하고 돌아갔다 다시 돌아와서
다시 쳐다보는 사람이 세상에는 몇이나 있을까?

요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이 사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 것이며 그렇게 하고도 그렇지 않게 사는 사람들이
없을 리 없지 않을까?

우물 속엔 바람도 있고 구름도 있고 파아란 바람이 분단다.
그 물속의 물은 변함없이 맑고 깨끗한 물이 솟아날 것이고
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심미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세상은 다른 사람들이 사는 뚱딴지같은 나라가 아니고
내가 살고 내 동포들이 영원히 살아갈 터전이다.
이 땅에서 살아가며 한 점 우러러 부끄럼 없이 살아야
하는 것은 살아가는 사람들의 도리가 아닐까?

-시인 박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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