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 설립 전제로 933억원 규모 토지 출현
구민들, “시흥동 병원 개발... 부영위기 모면용?” 의혹제기도

  [금천뉴스-진홍기자]금천구 대형종합병원 건립과 부영그룹의 부지 개발을 놓고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부영그룹이 2015년 서남대 인수전 실패 후 방치했던 서울 금천구 옛 대한전선 부지(병원부지) 개발을 재개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2012년 부영은 대한전선의 옛 공장부지 8만여㎡를 1250억원에 사들였다. 이 일대에 2만4000㎡?규모가 종합병원을 건립할 수 있도록 2015년 2월 도시계획이 결정된 곳이다. 하지만 병원 건립 계획이 꼬이면서 개발사업이 10년 넘게 정체되어 왔다. 
 2004년 이후 방치되어 온 이곳은 금천구 지역숙원사업이자 현 차성수 구청장의 선거공약사업인 대형 종합병원 유치 대상지다.
  그러나 높은 부지가격 등으로 마땅한 병원을 찾지 못했다. 그동안 1000병상 규모의 대형종합병원 건설을 위해, 인제대 백병원 유치와 서남대 인수전에 참여하였으나 실패와 탈락 등의 고배를 마시면서 사업이 표유되고 있었다.
  당시 서울백병원 등이 이곳에 들어오려고 사업성 검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땅값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부영그룹 측은 서울백병원과의 협의에서 3.3㎡당 1400만원을 백병원은 부영의 부지 인수가격으로 3.3㎡당 53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짐)  특히, 서남대 인수는 부영그룹이 전남에 있는 서남대를 인수한 뒤 서울에 의대 부속병원을 건립하려고 했었으나 절차상 하자 등 자격요건 미달이라는 결론이 나오면서 대학 인수 포기와 의대 병원 건립 계획이 무산되었다.  하지만 최근 이 병원부지의 개발 사업이 속도가 붙고 있다는 소식이다.
 6월15일 소식통에 의하면, 6월13일 부영그룹 계열사인 부영주택은 의료법인 우정의료재단 설립을 전제로 933억원 규모의 토지를 증여한다고 공시했고 같은 계열사인 동광주택도 우정의료재단에 건축비, 의료기구 구입, 운영비용을 목적으로 450억원을 증여키로?했다. 또 부영주택은 동광주택, 광영토건에 268억3900만원의 담보를 제공했다고 한다. 
  부영그룹은 최근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병원 수요가 늘고 있어 조기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데다 소유하고 있는 병원부지 외의 인접 주거부지 개발도 주거 단지의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 자체 의료법인인 우정의료재단을 설립하여 운영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차성수 금천구청장도 부영그룹의 종합병원 설치와 관련하여 “부영그룹이 의료법인을 만들어서 병원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부영그룹이 1000여 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부영그룹의 이 같은 결정 이면에는 부영그룹의 탈세 의혹과 최순실의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 등 현 정부의 칼날을 피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부터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이 세금탈루 및 역외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기에 처한 부영그룹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민원해소라는 선의적 행태를 내세워 청와대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차성수 금천구청장과의 관계를 이용하고자 차 금천구청장의 선거공약인 시흥동 병원부지 개발을 들고 나온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는 이도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3선 당선을 겨냥한 차 구청장의 입지와, 위기에 처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기대가 서로 맞아떨어져 상호 이익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부영그룹의 위기 모면용 추진이 아닌지 의혹을 나타내는 이도 있다.
  지난 2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재판에서 부영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제주도 토지를 지원하는 대신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에게 ‘체육연맹회장’직을 주는 방안을 최순실(61)씨가 검토했다는 증언과 함께 “부영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자금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탈세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세무조사를 막아달라고 부탁했다”는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돼 부영그룹은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당시 “부영그룹의 자금지원 금액은 70억~8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국세청이 탈세혐의로 부영그룹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 조치한데 이어 최근 문재인 정부의 공정거래위원회도 부영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칼날을 겨눈 상태라는 것이다.
  공정위의 부영그룹의 위장계열사 적발과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고발 분위기는  시흥동 종합병원 개발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에 ‘칼’을 빼든 첫 사례로 부영그룹을 지목했다.  지난 6월18일 공정위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부영그룹 측은 “의료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것은 맞다"며 관내 일부 의혹과 달리 "많은 사람에게 의료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되는 의료법인에 당사가 재산(토지, 현금)을 출현하기로 했다.”며 “이번 의료재단 설립은 지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병원부지 외 주택부지 개발에 대해서는 가산·구로디지털단지 등 교통 요충지로서 사업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금천구는 가산디지털단지, 구로디지털단지와 인접해 있는 광역교통의 요충지다. 또 관계자들은 수도권 서남부권 주민들의 3차 진료를 위해 대형종합병원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료법인 설립은 지자체에서 설립을 허가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구청이 허가권한을 갖고 있다. 부영의 의료법인 설립 허가권자는 금천구청이다.

사진: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모습(사진: 뉴스1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