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뉴스-정휘경기자] 살찐 사람은 사회적 편견에 서럽다. 금천구 비만율이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1위로 나타나 우려된다.
  1996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자 세계적으로 비만율줄이기에 애쓰고 있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우리 사회는 뚱뚱한 사람들에 대해 자기 절제를 못하고 능력도 떨어지고 심지어는 성격까지 나쁘다며 치부한다. '비만'을 여전히 개인 문제로 치부해 차별하고 있다.
  비만은 개인이 아닌, 사회 문제라며 국가 차원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머니투데이의 최근 보도가 주목된다.
  과연 비만은 자기의 문제이고 관리부족이나 의지가 약한 실패의 결과물일까?
  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 비만백서’에 따르면 서울시 비만율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평균 소득이 낮은 금천구(29.2%), 강북구(28.3%), 중랑구(28.2%) 순으로 비만율 상위권을 각각 차지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평균 소득이 높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나란히 최저 비만율을 기록해 소득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심지어 수년 후 인구수가 줄어들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강원 철원군의 경우 비만율이 40%에 달했다. 이는 서울 강남구 비만율 23.6%에 비하면 지역과 소득에 따라 비만율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 비만율이 가장 낮은 기초단체는 △서울시 강남구(23.6%) △서울시 서초구(23.7%) △경기 성남시 분당구(24.4%)가 차지한 반면 가장 높은 곳으로는 △강원 철원군 (40%) △강원 인제군 (39.3%) △인천시 옹진군 (39.1%)이 꼽혔다. 금천구도 30%에 육박(29.2%)해 비만율 상위권에 속했다.
  전반적으로 평균 소득이 높은 도시지역이 낮은 비만율을 보였고, 농촌지역은 비만율 상위권을 차지했다. 
 소득과 재산을 반영한 건강보험료 분위와 비만율을 대조해 보면,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1분위의 고도비만율(BMI 30∼35)은 5.12%로 전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소득층에 속하는 19분위는 3.93%를 기록해 가장 낮았다.
 초고도비만율(체질량지수 35 이상)의 경우도 1분위가 가장 높았으며, 20분위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결국, 비만율은 지역에 따라서도 큰 편차를 보였다. 2016년 한국 성인 비만율은 28.6%에 달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격차가 만들어낸 식단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정크푸드(Junk food)에 비해 영양이 많고 열량은 낮은 건강한 식품은 가격이 비싸고 식비에 여유가 없는 계층은 불균형한 식사를 하기 쉽다. 이런 결과가 자연스레 높은 비만율로 이어진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또한 운동에 드는 비용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의 운동 부족도 비만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비만의 대물림'도 계층간 비만율 양극화를 강화한다고 전한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비만인 자녀의 비만율은 14.4%로 부모가 모두 비만이 아닌 자녀(3.16%)의 4.55배에 달했다고 한다.
   자녀는 부모의 식습관 등 생활습관 전반을 공유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기 쉽다.
비만이 될 경우 의료비가 높아지고, 경제활동에도 지장을 받기 때문에 저소득층을 빈곤의 악순환에 빠트릴 수 있다고 전한다. 결국은 비만도 자식에게 대물림되는 셈이다.
 8월2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의 지난해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중 BMI 25 이상인 '비만유병률'은 2005년 31.3%에서 2016년 34.8%로 늘었다. 국민 3명 중 1명은 '비만'인 셈이다.
  체질량지수가 30이 넘는 고도비만율도 2011년 4.3%에서 2016년 5.5%로 높아졌다. 특히 남성 비만율은 2005년 34.7%에서 2016년 42.3%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17 비만백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성인 비만율(체질량지수 25 이상)은 28.6%였다. 정부는 현재 5% 내외인 고도비만율(체질량지수 30~35)이 2030년이 되면 9%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달리 우람한 살집을 가진 어린이·청소년들이 늘고 있지만 '어릴 때 살이 쪄야 키도 큰다'는 생각에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비만은 유전이라 어쩔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
  부모에게 물려받는 유전자가 영향을 준다는 사람도 있다. 실제 건보공단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비만일 때 자녀가 비만을 보이는 경우가 14.4%에 달한다. 부모가 비만이 아닐 때 자녀가 비만인 경우(3.16%)보다 약 5배나 많다.
  하지만 비만을 꼭 유전자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부모에게 물려받는 것이 꼭 유전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녀의 비만에는 부모의 올바르지 못한 생활습관이 큰 몫을 차지한다. 비만의 유전 요인과 가족 구성원의 환경 요인이 합쳐져 비만이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식사 속도가 빠른 소아비만 자녀의 부모가 비만인 비율은 43.56%에 달했지만 부모가 비만이 아닌 경우는 2.7%에 불과했다. 빠른 식사 속도, 긴 TV시청 시간과 낮은 활동량 등 소아비만을 부르는 습관들은 대체로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부모가 만드는 환경적인 요인도 소아비만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견해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아동 및 청소년 비만 대책 연구'에 따르면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섭취는 간접적으로 비만을 유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홀로 식사하는 습관이나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해소하는 습관도 비만의 위험도를 높인다. 최근 아침을 거르고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간편하게 식사를 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지난해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초등학생 68%, 중학생 78.5%, 고등학생 80.47%로 나타났다.
  과도한 학업으로 인한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 수면 부족도 아이들을 비만으로 만든다.
  가정에서 자녀가 배달음식이나 단순 당류의 간식섭취를 줄일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은 엄연한 질병으로 특히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 각종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6세 이상 소아·청소년은 매일 60분 이상 수영, 자전거 등 평소보다 심장박동이 조금 증가하는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이 권장된다.
  어린 시절부터 비만으로 자라는 청소년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소아청소년(만 6세~18세) 비만율은 2013년 10%에서 2016년 13.3%로 증가했다. 영유아(5~6세) 비만율도 7.68%로 매년 상승하는 중이다. 성장기 어린이·청소년들에게 가장 흔한 질병인 셈이다.   소아비만은 언뜻 보면 뚱뚱하다는 것 외에 큰 문제 없어 보이지만 성인병을 낳고 원활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심각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성인 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만 커지지만 성장기에 발생하는 소아비만은 지방의 세포 수까지 늘어나 소아비만 청소년 80%가량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 성인 비만에서 흔히 생기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 대사중후군과 골관절 합병증 등 성인병도 쉽게 나타난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7월 25일 발표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한 정부는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2015년 기준 9.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심각성을 분석했다. 특히 정부는 저소득층과 아동·청소년에 대한 비만 예방을 집중해 각종 예방·검진·치료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비만은 단지 자기관리의 문제로 여기던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진 비만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자기관리 실패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비만은 사회경제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해야한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