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이가 없다.
꼭 필요한 주민들의 작은 민원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는 금천구청,
그러면서도 <구민을 우선으로 하는 행정>을 펼치겠단다.
어린아이가 이런 말을 한다면, 어리니까 철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고,
어른이 이런 말을 한다면, 말이 앞서는 실없는 사람이라고 하련만,
금천구 주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나선 믿음직한(?) 구청장 및 공무원들이 이런 말을 한다면
그것을 뭐라고 이름 지어야 할지...

그 동안 필자가 금천구 독산3동에 있는 약수터 수질검사 건에 대해 전화로 민원을 제기한 것이 족히 열 번은 되었으리라.
그때마다 담당자로부터 3개월에 한 번씩 수질검사를 한다는 소리를 듣고는,
수질이 오염되기 쉬운 장마철만큼이라도 1개월에 한 번 정도는 해 달라고 부탁했건만.
그렇게 무리한 부탁을 해서 괘씸죄가 되었는지, 이젠 아예 5개월이 넘어도
수질검사 할 생각을 않는다.
금년 여름처럼 그렇게 비가 많이 내린 적도 없건만, <주민들의 위생>에 대해 금천구청 약수터 담당자는 뒷짐을 지고 물 건너 불구경하듯이 하고 있다.

어떻게 금년처럼 그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도 수질검사 하나 제 때에 하지 않는가?
금천구 주민을 무시하는 금천구청의 성의 없는 행정에 배신감마저 느낀다.
이래도 금천구청은 <구민을 우선으로 하는 행정>을 편다고 큰소리 칠 수 있는가?
말로만 하는 행정은 누가 못하겠는가?
적어도 입 밖으로 말을 꺼냈으면 실천을 보이라.

독산3동 정심초등학교 앞 약수터의 경우를 보면, 3월 21일에 수질검사 적합 판정을 받은 것을 무려 5개월 동안이나 주민들은 아무 생각 없이 <적합>이라는 글씨만 보고 그대로 받아다가 생수로 마시고 있다.
그 약수터의 물을 금천구청장이, 그리고 금천구 공무원이 식수로 사용한다면 어땠을까?
(내일부터라도 당장 그 물을 길어다가 <금천구청장실의 생수>로 사용하도록 선물하고 싶은 생각 간절하다.)

금천구의 민원 해결이 부실한 건 이뿐만이 아니다.
필자가 1년 전쯤에 금천구청에 제기했던 민원(한인수 구청장 시절),
즉 만수천 약수터에 다니시는 노인분들을 위해 남문교회 앞과 영남초등학교 앞에다가
<만수천 수질검사 현황판>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을 때, 금천구청 담당자의 반응은
어이가 없었다. 그곳에 수질검사 결과표를 붙여 놓으면 사람들이 지나다니다가 그것을
떼어서 찢어 버린단다.
그래서 필자가, <할 일 없이 주민들이 그 종이를 찢을 리도 없겠지만, 만일 그것이 염려된다면 비닐 코팅을 해서 붙여 놓으면 될 게 아니냐>고 하니까 담당자가 하는 말이, 만일 약수터에 가서 부적합 판정으로 나와 있으면 그냥 운동 한번 한 셈 치면 될 게 아니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예산과 인력부족 타령을 한다. (A4지 코팅 몇 장 할 예산도 금천구청엔 없는 불쌍한 곳인가 보다.)

담당자(여자였다)가 요리저리 얄밉다 싶을 정도로 핑계를 대는데,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필자가, <당신 부모님께서 약숫물을 길어다 드셔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화를 내고는 전활 끊었다. 더 이상 말을 했다간 욕설이 나올 것 같아서였다.

그러고 나서 필자가 그 당시의 모 구의원(민주당)을 만나 그런 말을 전하며 부탁을 하니,
요즘 공무원들(구의원 자신이 민주당이다 보니 한나라당 구청장을 비난하는 어투로)
근무 태도가 형편없단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당장 구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명쾌한 답을 얻어낸다. 그것도 단 몇 마디로...
금주 안으로 당장 <수질검사 결과표>를 붙여 놓겠다고 했단다.
(공무원들이 구의원의 말을 그렇게 잘 듣는 줄은 그 때 처음으로 알았다. 내가 30분 이상을 떠들어도 쇠귀에 경 읽기 하던 공무원이 구의원 말 몇 마디로 <아, 예! 형님!>하고 들어주는 것을 볼 때 필자는 열등감마저 들었다.)

그렇게 해서 한동안은 양쪽 약수터 입구에 수질검사 결과표가 꼬박꼬박 나붙더니,
어떻게 된 일인지, 차성수 구청장으로 구청장이 바뀌면서 슬그머니 그 수질검사표가 사라진다. 그래서 또 금천구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더니, 며칠 후에 약수터 입구에 수질검사표가 나붙긴 했는데, 깨알같이 작은 글자(정말 깨알 같았다)로 적힌 수질검사표다.
젊은 내 나이에도 안 보이는 글씨를 누구더러 읽으라고 붙여놓은 건지...
(마지못해 성의 없이 붙여 놓은 이 수질검사결과표를 알아보는 사람은 아마 필자 외에 아무도 없었으리라.)

그래서 필자는 또 결국 모 구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막강한(?) 힘을 빌려야 했다.
좀 더 큰 글씨로 잘 보이게 좀 해서 고쳐 달라고...(사실 너무나도 성의 없는 공무원에게 자꾸 전활 걸어서 혈압 올리며 신경전을 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며칠 후에 곧바로 시원시원하게 칼라로 예쁘게 디자인하여 보기 좋은 수질검사결과표가 걸렸다. (역시 구의원 나리의 말은 공무원들이 아주~ 무서워했다!!)

위에서 말했듯이, 한나라당 한인수 구청장 시절에 민주당의 모 구의원이,
<요즘 공무원들 근무 태도 형편없다>고 한나라당 쪽을 향해 비아냥댔지만,
내가 볼 땐, 옛날 한나라당 구청장 한인수 시절의 공무원이나, 민주당 구청장 차성수 시대로 접어든 작금의 공무원이나 의식 구조는 특별히 변한 게 없어 보인다. (인간이란 본래 특단의 조치나 깨우침이 없으면 변하지 않는 동물이니까.)

금천구 차성수 구청장에게 묻겠다.
당신이 내세운 <구민 우선 사람 중심>이라는 표어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그 구호를 달성하려면 당신 혼자만의 힘으론 안 된다.
아무리 당신이 입으로 큰소리치며 외쳐도 당신의 부하가 뒷짐 지고 있으면
당신의 정책이 실패한다는 말이다.
제기된 민원을 공무원들이 얼마나 해결했는지 보고받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라.
민원은 주민들의 아우성, 즉 주민들의 애로사항 문제이다.
어린이 놀이터나 공원을 한번 직접 돌아보라.
그곳에는 화장실이 없다.
왜 잘 만들어 놓은 동네 공원에 화장실이 없는지 대체 그 이유를 모르겠다.
그럼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대소변을 어떻게 해결하겠는가?
아무 데서나 볼일을 본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서 찌린내가 난다.
그래서 민원을 제기하면, 공무원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그 민원을 무시해 버리거나
차일피일 미루다가 구렁이 담 넘듯이 슬며시 넘겨 버린다.
그래서 또 다시 전화를 하면 담당자가 바뀌었다.
이런 때 구청장 당신 같으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그리고 대부분의 민원 해결 기간이 너무도 길다.
하루 걸려 해결할 일도 열흘, 보름, 한 달이 걸린다.
구청장의 눈에는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당사자들에겐 아주 중요한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작은 불만이 쌓이면 주민들은 당신에게 큰 결과로 보복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그리고 또 공무원들에게 묻겠다.
금천구청이 부르짖는 구호, 즉 <주민 우선 사람 중심>이란 표어를 달성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어떻게 다짐하고 있는가?
여기서 밝히는 것 외에도 당신들의 나태함으로 인해 무시된 민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작은 도로에 차를 주차함으로써 교통이 혼잡하여 교통과에 전화를 해서 단속을 의뢰하면,
30분 후에... 1시간 후에... 해놓고 결국엔 나와 보지도 않는가 하면,
이번 태풍에 커다란 은행나무가 쓰러질 위험이 있어서 전화를 했건만,
약속일이 한참이나 지난 다음에 나타나서는 다음 주 초에 다시 한 번 나온다고 하더니
약속일이 열흘도 더 지난 지금에 이르도록 나와서 해결하기는커녕 전화 한 통도 없다.

필자는 앞으로 발 벗고 나서서 당신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눈 크게 뜨고 지켜보겠다.
그리고 금천구 홈페이지에 와서 혼자 이렇게 외로운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여기서 투쟁해서 안 된다면 <일간지> 등을 통해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
이것이 필자가 주민으로서 우리 금천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당신들의 입으로 말한 것처럼만> 우리 주민들에게 봉사해 주길 바란다.
주민들을 위한 작은 봉사, 당신들이 먼저 발 벗고 뛰어야만 주민들이 본을 보고 따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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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금천구청 홈페이지 <함께 하는 한마당>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 내용입니다.
신문에 실을 수 있으면 적절히 요약해서 실어주시면 좋겠네요.
오늘 제가 약수터 몇 군데를 돌아볼 것입니다.
다른 곳에도 그렇게 5개월 동안 수질검사를 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려고요.
함께 발 벗고 나서서 좋은 금천을 만들어 봅시다.
그럼 수고하세요.

【필자 소개】
이선종 / 금천구 독산3동 주민 / 『너희는 세상을 이렇게 살아라』, 『시집에는 친정엄마가 없다』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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