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뉴스 민주기자] 금천구 가산동의 고단한 청춘들이 도시락·샌드위치·삼각김밥 같은 편의점 간편식을 가장 많이 사먹는 이들로 나타났다. 

  편의점 CU의 상반기 매출 데이터를 품목과 지역별(읍면동 단위)로 비교 분석한 결과, 서울 가산동이 샌드위치(1위), 삼각김밥(1위), 라면(1위), 도시락(2위), 커피(2위) 등 간편식을 가장 많이 소비한 곳으로 꼽혔다.

  가산동은 IT 기업들이 몰려있는 서울디지털산단이 자리한 곳으로, 산업단지 중에서도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으로 꼽힌다.

  취업난에 몰린 대학생들도 편의점 간편식을 주식으로 삼고 있었다. 서울 신촌동(연세대)은 전국에서 샌드위치와 삼각김밥을 넷째로, 라면을 다섯째로 많이 사먹는 동네였다. 계명대 성서캠퍼스가 있는 대구 신당동(도시락 3위, 라면 4위, 샌드위치 5위), 전주대가 있는 전주 효자동(삼각김밥 3위), 단국대·상명대·호서대의 천안캠퍼스와 백석대학교가 자리한 천안 신안동(삼각김밥 5위)에서도 편의점 간편식이 많이 팔려 나갔다.

  CU 관계자는 “매장별 전체 매출액을 감안할 때, 산단 지역과 대학가 매장의 간편식 매출 증가세가 지난해부터 더욱 가파르다”며 “특히 코로나 이후 경제적 여유가 없는 젊은층이 ‘혼밥 메뉴’로 편의점 도시락·삼각김밥을 주로 찾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주요 품목별 매출 상위 지역 순위를 보면 전국 각지의 산업단지는 도시락과 커피의 매출이 많은 지역으로 꼽혔다. 

  반월특수국가산단이 있는 경기도 안산 초지동은 전국에서 도시락을 다섯째로, 커피를 첫째로 많이 소비하는 동네였다. 원정·포승지구국가산단 경기도 평택 포승읍도 도시락을 전국에서 넷째로 많이 소비했다. 고덕국제화도시첨단산단이 위치한 평택 고덕면은 커피가 다섯째로 많이 팔렸다.

  주로 찾는 주류도 지역마다 다르다. 주류 매출이 높은 동네를 분석한 결과, 서울 여의도동이나 가양동(마곡지구)은 오피스 상권과 거주지가 맞닿아 있는 곳으로 맥주 순위에서 1·3위를 차지했다. 포천 소흘읍, 양주 회천동, 남양주 진접읍 등은 소주 매출에서 2·3·5위를 차지했다.

전국에서 막걸리가 많이 팔린 순위 1~5위 중 3곳(제주 애월읍·연동·이도동)이 제주도에 있었다. 막걸리는 평소에 즐기기 보다, 관광지에서 별미처럼 즐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에서 와인을 많이 먹는 곳은 이른바 ‘부촌’이라 불리는 동네들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와인 매출은 서울의 역삼동, 한강로동, 서교동, 서초동, 삼성동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이 아직은 고급술 이미지를 갖고 있는 셈이다.

  주류뿐 아니라 지역별 판매 특징을 보이는 다른 제품들도 있다.

   여성용품이나 기저귀, 손소독제, 마스크 등 위생용품이 많이 팔린 곳은 모두 상급종합병원 근처였다. 서울 신촌동(세브란스병원), 서울 일원본동(삼성서울병원), 인천 구월동(가천대 길병원), 서울 안암동(고려대의료원), 익산 신동(원광대 병원) 순으로 위생용품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 급히 병원을 찾느라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상품들이 많이 팔렸음을 보여줬다.

  안전상비의약품은 아산 배방읍, 양산 물금읍, 김해 진영읍, 파주 운정동 등이 많이 팔렸다. 편의점에서는 타이레놀 등 처방받지 않아도 되는 안전상비의약품을 팔고 있는데 이들 지역에서 약품이 많이 팔린 것이다. 

  CU 관계자는 “도심 지역보다 약국의 분포가 많지 않은 지역에서 안전상비의약품 판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도 제주 지역이 1~5위를 모두 차지했다. CU 관계자는 “편의점 아이스크림도 일반 가정에서보다는, 관광지에서 재미로 먹는 음식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