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장마 속에 하루 반짝 햇빛이 쏟아졌다.
  여름의 중턱인 탓에 날씨는 섭씨 30도 이상 올라있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절로 흐르는 폭염이다.
  약속한 오후 4시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이하 취업알선센터) 지하 사무실에서 김OO(남 68세) 어르신을 만났다. 그는 이미 약속시간 20분전에 기다리고 있었고, 얼굴엔 건강미가 넘쳤다.
  김씨 어르신은 금천구 노인복지관에서 실시한 고령자 취업 적용 훈련과 교육에 참여하여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고 수료증도 받았다. 취업 대기 상태였는데 지난 4월초에 현진 에버빌[구로공단 전철역 옆 위치]아파트 경비 직원으로 채용되었다.
  격일제 근무로 보험혜택과 1백만 원 정도의 봉급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을 갖게 된 것이다. 고령자 일자리로서는 힘든 일이긴 하지만 직장생활을 한다는 자부심, 그동안 쉬었던 지루함이 해소되었다.
  그는 경북 선산 출신으로 20대에 서울에 올라와 개인 사업을 했다. 종이 상자에 글자 나염을 할 수 있는 ‘단보루’회사를 창업하여 30여 년간 운영하다가 시대변천에 따른 최신 기계 자동화에 밀려 문을 닫아 버리고, 약 1년간 석모도에서 편의점을 개업하여 장사가 잘 되었다. 그러나 구제역과 연평도 사건으로 인하여 관광객이 줄어들고, 임대한 건물이 부도로 인하여 은행경매의 어려움을 겪게 되어 간신히 투자한 보증금만 받고 철수하는 아픔이 있었다.
  이로부터 약 3개월 동안 쉬면서 인생의 허망함, 나이 든다는 압박감에 일상생활이 초조했다. 그래서 하루 6시간 이상의 등산 활동을 하면서 무료함을 잊으려 했고,  여생을 어떻게 지낼까 고민하기도 했다. 마침 구청에서 발행한 전단지를 통해 노인 일자리가 있다는 소식에 접하게 되어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에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이다. 취업알선센터의 친절한 안내, 취업할 수 있다는 격려와 구인 자리를 전화연락으로 소개하는 정성에 놀라왔고, 사회복지차원의 신뢰감을 갖게 되었음도 고백한다.
  새삼 “나이 들수록 직업이 있어야---”하는 자긍심, 그리고 새로운 용기를 얻게 된 것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나이를 생각하면 너무 행복하다는 것이다.
  김씨 어르신은 선친이 한학을 공부한 선비 가문이었지만, 6,25전쟁속의 어려움으로 교육 적령기에 제대로의 교육을 받지 못했고,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주경야독의 독학을 했다. 현재 그에게는 부인과 두 아들[38세, 36세]이 있고, 아직까지 성인병 없는 건강한 육체가 자랑이라고 소개한다. 근무 때문에 잠이 부족하고, 어려운 일들도 많이 있지만, 정직함과 성실한 근무로 인정받으면서 주어진 임기[6개월 촉탁]의 직장생활에 만족을 표시한다.
  김씨 어르신은 노후대책이 안된 상태로 일생을 마감할까 걱정이고, 두 아들의 결혼 역시 자기에게 맡겨진 숙제라고 하면서, 그러나 너무 생활에 집착하는 것 보다는 즐겁게 일해서 보람을 느끼는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금천구 시흥3동에 거주하는 그는 앞으로의 직장은 집 근처에 있는 직장에 출근하는 것이 바램 이라고 살짝 귀띔한다.

  손경수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
취업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