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입법은 규제가 아니라 규율이 되어야 하며 자율이 기본이 돼야 한다”며 “온라인플랫폼 사업과 같이 혁신이 일어나는 곳에 규제의 대못이 박혀 있으면 혁신이 자라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국회 일정으로 인해 서면을 통해 축사를 전달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번 세미나는 온라인플랫폼 규제에 대한 최신 동향과 법규, 사회적 영향을 함께 고찰하고 보다 나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온라인플랫폼 정책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한 국회에서의 역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과도한 규제로 인해 온라인플랫폼 사업자들이 혁신의 기회를 잃고 국내 시장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해외 주요국은 온라인플랫폼에 대해 각국의 상황에 맞춰 다른 정책 방향성을 설정해나가고 있다”며 “우리나라 또한 다각도의 검토를 통해 우리만의 해답을 모색해야 하며, 과도한 규제가 국내 플랫폼 시장의 성장동력을 빼앗지 않도록 신중을 기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축사의 뜻을 전해왔다.

 

이번 세미나는 총 2개의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해외 연사의 주제 발표와 국내 전문가의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티볼트 슈레펠(Thibault Schrepel) 교수(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 대학교 : Vrije Universiteit Amsterdam)는 “혁신 중심 경쟁과 사전규제 (Innovation-based competition and ex-ante regulations)” 주제로 발표했다.

 

슈레펠 교수는 “DMA식 사전규제는 시장의 혁신을 억제한다”며 “사전규제가 가진 경직성으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그 예로 DMA에 따라 지정되는 게이트키퍼에 생성형 인공지능(Chap GPT)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라 말했다.

 

이어 “DMA식 사전규제는 시장의 효율성만 생각하고 있으며 소규모 기업들의 혁신 동기 부여를 억제하고 있다. 예로 GDPR로 인해 기존 앱 서비스의 1/3가량이 중단됐으며, 신규 앱 출시도 예상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미콜라이 바르첸테비치(Mikolaj Barczenewicz) 교수(영국, 서리대학교 : University of Surrey)는 “EU 디지털시장법이 보안 및 개인정보에 미치는 영향 (EU Digital Markets Act(DMA) and its implications on security and privacy)”이란 주제로 개인정보 및 보안 측면에서 EU DMA가 갖는 한계점을 설명했다.

 

바르첸테비치 교수는 “DMA의 입안자들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가져올 갈등 요소를 외면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메시징 서비스 상호운용성(서로 다른 시스템이 아무런 제약 없이 서로 호환될 수 있는 성질)이 의무화되면서 데이터 공유, 데이터 마이닝을 위해서 민감한 정보를 실시간 인터페이스로 공유되어야 하는데 이는 피싱 및 신원도용, 보안 결합 등 위험이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규모 기업이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한 취지지만 이용자들은 더 안전한 서비스를 선택할 권리를 잃게 됐다. 앞으로 한국은 검증되지 않은 규제안의 모든 장단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대식 교수(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신영선 고문(법무법인 율촌)은 “플랫폼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간 패권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 사전규제 입법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의 여러 특성상 시장 획정, 경쟁 제한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 규제자로서는 입증이 필요 없는 사전규제 유혹에 빠지기 쉽다. 사전규제는 장점도 있지만 실제 피해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획일적이고 현실적이지 못한 문제점도 사실이어서 이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영수 교수(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는 “EU DMA는 게이트키퍼 지정을 위해 매출액과 시가총액을 기준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는데, 시가총액은 자본시장에서 산출되는 지표이므로 실거래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산출해 내기 위한 지표로는 거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시가총액 자체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상당히 의문이 들고 덩치만 크면 문제 삼겠다는 다른 나라의 지정 기준을 보편적 기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오규성 변호사(김·장 법률사무소)는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은 이미 촘촘한 규제 법제를 갖추고 있다”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현행 법제상으로도 온라인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법 집행에 규제 공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속·정확한 법 집행을 위해서는 경직된 사전규제 도입보다 공정위의 데이터 관련 인력·자원 확충이 타당한 방안”이라 덧붙였다.

 

마지막 토론자인 최경진 교수(가천대학교 법학과)는 “지속적이고 신뢰성 있는 자율규제 체계가 정립된다면 DSA, DMA 형식의 입법이 굳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 밝혔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적정한 규제는 사회를 위해 공동체로서 좋은 부분이 있지만, 현재 유럽에서 시행되고 국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전규제는 온라인플랫폼의 혁신적 측면, 성장적인 측면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가 하는 생각들이 많다. 오늘 이 부분을 짚어보면서 우리나라 플랫폼 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심도 있게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