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뉴스 노익흐 선임기자] 한지로 오방색을 펼치는 세계적 한지 추상화가 함 섭 초대개인전이 인사동 구구갤러리서 열리고 있다.

 

 

1942년생인 함섭 화가는 스페인 아르코 아트페어, 바젤 아트페어 등의 초대작가로 세계 무대를 배경으로 한국적 한지 작품을 소개해 왔으며 세계적 무대에서 솔드아웃을 기록한 인기 작가이기도 하다. 팔순의 나이에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함 섭 작가의 이번 전시에는 1997년 작품과 함께 최근의 신작까지 총 33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어 작가의 회화 인생을 파노라마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다.

 

함 섭 작가는 전통방식으로 만들어진 닥종이를 그 바탕으로 한다. 그는 물에 적신 색한지, 고서(古書), 조각들을 한 점 한 점 올려붙이고 솔로 두드려 형태를 해체시켜 형과 색의 진수를 표현한다. 재료 본래 모습이나 바탕을 완전히 달라지게 해 작품 안에서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이 과정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혼합되며 한국 전통의 맛이 깊이 베어나는 독특한 현대회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함 섭 작가는 “나의 작업에서 일련의 색과 면 그리고 선들은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고향의 풍요다. 각 방위의 상징이자 수호의 표시인 오방색은 내 작품에서 필수적인 요소”라 말하며 “이렇게 내 삶과 작품은 한결같이 한국적 정신에 입각한 작품이 됐다. 흥에 겨워 던지고 찢고 두드리는 행위 자체도 그렇고 한지라는 재료도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전시를 기획한 구구갤러리 구자민 대표는 “작년 초대전에는 2007년까지의 작품을 허락해 주셨는데 올해는 1997년의 작품도 아낌없이 내어주셨다”며 “작품을 엄선하는 일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지만 작가의 예술혼의 정수를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 말했다.

 

이어 “작품을 통해 25년의 간극에서 느껴지는 작품의 변화 과정과 그 가운데 작가가 고집스레 지켜내고 있는 한국적 전통성의 일관됨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관람객은 33점의 작품을 통해 ‘세계적 추상화가 함 섭’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함 섭 1997-2023 BEST33’ 특별초대전은 인사동 구구갤러리에서 추석 연휴를 포함해 오는10월 2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