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경찰서 외사계 경감 심희선

금천구는 영등포, 구로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외국인 체류율이 높다. 전체 2만여명의 외국인의 동별 체류인구는 가산동이 5,056명, 독산1동 4,682명으로 가장 많고 외국인의 대부분은 중국동포를 포함한 중국인이다.

금년 들어 수원 조선족 살인사건 등 외국인에 의한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 국내에서 조선족에 대한 반감이 거세져 이를 의식한 중국동포사회는 위축되어왔다.

그러한 외국인 밀집지역 거리에서 범죄에 취약한 야간 시간대에 야광조끼에 경광등을 들고 어둠을 밝히는 이들이 있다. 중국동포들로 구성된 외국인 자율방범대다. 매스컴에서 ‘외국인 혐오증’까지 거론 될 때도 이들은 묵묵히 자율방범활동에 임하고 있었다.

금천경찰서 관내 외국인 자율방범대는 등록외국인 수가 가장 많은 가산동과 독산동에 각 15명, 22명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자율방범활동은 최근 범죄 취약시간대 분석에 따라 매주 금요일 밤 9시부터 11시까지 경찰서 외사계 직원과 합동으로 외국인 밀집지역을 구석구석 순찰한다.

2만 여 외국인을 담당하는 경찰서 외사계 인원은 4명뿐인 상황에서 외국인 자율방범대의 활동은 부족한 치안인력을 보강하여 지역사회의 안전망으로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가산동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김동범 외국인자율방범대장은 “우리가 열심히 순찰하면서 일부 동포들의 잘못된 행동을 발견해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봉사의 의지를 다진다.
 
김동범 대장이 운영하는 식당은 외국인이 자주 출입한다는 이유로 ‘외국인 도움센터’로도 지정되어있다. 경찰서에 방문할 여건이 안 되는 외국인들이 김대장의 식당에서 직접 상담을 하거나 필요한 경우 외사계 직원이 직접 식당으로 진출하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대장’이라는 감투를 쓴 덕에 경찰서에서 주관하는 각종 캠페인이나 행사에 참석해야하는 성가신 일들만 늘어났지만 불평 한마디 없이 솔선수범하며 외국인자율방범대를 이끌어온 그다. 동포들의 범죄가 문제시될 때마다 “살인, 강간 등을 저지른 흉악범은 나라에서 강력히 처벌하고 본국으로 추방을 해야 한다”며 상기된 얼굴로 목소리를 높이는 그에게서 외국인이라는 이질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손님이 몰려 식당일이 바쁠 때도 만사 제쳐놓고 대원들을 소집하여 순찰활동을 주도해나가는 그의 봉사 정신은 진정 높이 살만하다. 대부분의 자방대원들이 일용 노동직 또는 작은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지라 순찰활동이 있는 날에는 일손을 놓고 또는 가게 문을 걸어 잠그고 나와야한다. 김대장의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이 아니었으면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까.
 
국내 체류외국인은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어 향후 외국인 자율방범대도 점차 확대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활동을 뒷받침할 제도적 근거와 예산은 변변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외국인 자율방범대의 진심어린 희생과 노력이 정당한 방법으로 보상받아 더욱 활발한 자율방범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성원, 더 나아가 제도적 보완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