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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 한번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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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4.22  15: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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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식은 산과 들로부터 온다. 온 땅에 새싹이 돋아나고 꽃들이 피어난다. 땅과 꽃이 연애하는 건지, 꽃과 땅이 연애하는 건지, 어쨌든 꽃이 확 들이닥친다. 기다리지 않아도 때가 되면 꽃이 피는 것처럼, 우리 내 삶도 그렇게 꽃이 피었으면 한다.
 
 당나라 황벽희운(黃檗希運)은‘번뇌를 벗어나는 일은 예삿일 아니니 고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하라 추위가 한 번 뼈에 사무치지 않으면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 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라는 시를 읊었다.
 
 상극이 있어야 상생도 있다, 겨울 우리에 갇힌 봄이 독기를 품었을까. 봄빛이 하도 환해서 때론 심란할 수도 있지만, 진짜 총알과 미사일을 난사하며 파멸의 불꽃놀이를 즐기는 살벌한 땅뺏기 불꽃놀이는 이 봄에 끝났으면 한다.
 
 김용택 시인의“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거라”와 함민복 시인의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봄엔 아무 꽃침이나/ 맞고 볼 일'이라고 했다.
 
 이기철 시인은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놓으면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 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노래했다.
 위 시들처럼 꽃과 함께 일상의 무게를 한번 내려놓아 보는 것은 어떨까.
 
 꽃구경에 심취하다보면 각종 소음과 주변 경관이 방해를 해도, 속세와 동떨어진 이상적인 공간, 즉 무릉도원 이다보니까. 현실에서 물, 불 못 가리고 주머니에 주워 넣기만 하다가 지구가 푸른 별임을 잊은 오만이, 거푸집 같은 세상에 갇히게 되었는데,
 
 일본 쓰쿠바대 연구팀이 스트레스를 준 피험자에게 꽃을 보여주자 공포나 혐오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감소했다고 한다. 올라가던 혈압은 3.4%가, 스트레스로 늘어난 호르몬 수치는 21%가 각각 줄었다. 꽃을 보면 심신 이완을 돕는 부교감신경이 30% 활성화된다는 연구도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4월은 어디서나 꽃 터널을 이루며 화르르 꽃망울 터뜨리는 꽃놀이 명소다. 나들이객들로 북적인다. 대부분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지만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혼잡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도 신경 써야 한다. 
 
 덧붙여 꽃놀이엔 남성보다 여성이 많은데,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도 여자들이 더 긴데 화장실 규모는 남녀가 똑 같다. 화장실 앞에서 파리한 얼굴로 몸을 꼬며 길게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정책이 필요한 것 같다. 
 
 꽃은 언제 봐도 새롭다. 임 소식은 들쭉날쭉해도 꽃소식은 일정하다. 봄마다 터지는 꽃봉오리에 마음이 붉어지고 온몸에 꽃물이 든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피는 꽃들에게서 공짜로 호사를 누리자. 
 
 가장 극적인 봉오리, 만개, 낙화의 미학을 보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비를 맞아 보았는가? 길바닥에 누운 꽃잎을 밟지 않으려고 휘청거려 보았는가? 
 
 봄에 피는 꽃들은 잎이 나기 전에 먼저 꽃을 피운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짝짓기를 대신해 줄 매개체가 필요한데, 
 
 그 매개체인 벌 나비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은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세계 곳곳이 봄꽃 과속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멕시코시티에선 가로수로 쓰이는 자카란다가 평년보다 1~2개월 빠른 지난달 만개를 해버렸다.
 
 꽃놀이 한번 가지 않을래요. 변덕스러운 기온으로 머뭇대다간 놓치기 십상인 꽃놀이, 지천으로 꽃이 피지만 만족스러운 나들이를 위해 내게 맞는 장소를 미리 찾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곳에 따라서는 공연과 체험행사를 겸한 다양한 이벤트 참여가 가능하다. 축하공연과 불꽃쇼, 버스킹을 비롯해 먹거리장터, 사진 찍기 명소와 주변 경관 조명도 설치된 봄의 향연 속으로 빠져보자. 종일 따라다니던 염려가 싹 도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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