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흠 논설위원

 2013년은 계사년 뱀띠의 해입니다. 새해가 오면 누구나 꿈과 희망을 껴안고 복을 기원합니다. 여러분에게도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금천뉴스는 곡진한 마음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처럼 항상 웃을 수 있는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한강을 건너던 배가 급류에 뒤집혀서 많은 사람들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이때 뱃사공은 목숨을 걸고 그 많은 사람들을 모두 구조하였습니다. 이 사건이 당시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었고, 구전되어 수십 년이 지난 어느 날 한 정치 지도자가 어느 집회에서 그 뱃사공의 희생정신과 사랑에 대하여 연설을 하였는데, 이때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버린 뱃사공이 청중 속에 있었습니다. 연설 후 비서가 연설의 주인공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정치인은 뱃사공에게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뱃사공은 겸연쩍게 웃으면서 말했습니다.“물론 나의 잘못도 있지만 제가 구한 사람 중에 고맙다고 말을 한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그 사실이 기억에 남습니다.”고 하였습니다.

 희생정신과 숭고한 사랑은 별과 같아서 언제나 제자리에서 반짝거립니다. 어둠속에서 더 반짝거리는 이유는 썰물이 자꾸 떠나갈 줄 알면서 밀물을 맞아들이는 제방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목적은 한순간에 빛났다가 소멸되지만 희생정신이나 진정한 사랑은 영원한 것입니다. 모두의 소망이기 때문입니다.

 살펴보지 않아도 다가오는 새해에는 세계 경제지표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치상황 또한 불확실성에 가깝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우경화나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러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 시대로 가고 있는 요즘 우리의 경제 여건이 마냥 푸르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감히 부탁드립니다. 난분분한 이 어려운 여건에서 성공하려면 자신을 굳게 믿어야 합니다. 탁월한 재능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강한 투지와 지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왜냐하면 성공한 사람의 대부분이 투지와 지혜가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자기를 믿고 자신감을 키워나갈 때 행복이라는 것이 손에 잡히는 것입니다. 비정한 현실에 분노를 느끼기 전에 내면에 숨겨진 자신만의 생각을 키우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그래도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눈을 감으십시오. 그리고 생각을 하십시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나는 어디쯤 가고 있는가. 생각을 키우면 앞이 보입니다. 기억의 속살을 더듬어 또렷해질 때까지 세상에 감사하며 천천히 걸어가면 의도했던 모든 것들을 확실히 손에 잡을 수 있습니다.
 
 가령 죽마고우와 주변과의 상생관계 등의 승패는 반면교사가 됩니다. 1월의 찬바람을 쐰 것처럼 정신이 확 듭니다. 그리고 여행을 하십시오. 그럼 자신을 거쳐 간 정겨운 산, 들, 친구, 꽃, 일 등등 그 이름만으로도 한없이 출렁거릴 것입니다.

 어느새 자기보다 더 큰 자식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키우고 있는 친구, 동창생의 간곡한 권유를 뿌리치지 못한 냉정의 결여로 야기된 손해, 전달되지 않은 연애편지 주인공의 후일담, 그러나 이런 것들은 쾌도난마식의 말을 구사하기 어렵지만 지혜를 줍니다. 

 교과서 밖의 지식이나 지혜는 겸손에서 얻는 것입니다. 살다보면 반성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혼자 조용히 반성하다보면 설익은 생각들은 발효가 되고 패배감은 사라집니다.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세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애완견도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발자국 소리로 주인인지 도둑놈인지, 목소리뿐만 아니라 자동차 엔진 소리만 듣고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듭니다. 언어의 불능이 언어가 된 것입니다. 때로는 눈을 감고 사색에 잠기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 금천뉴스 홍경흠 논설위원은,
허균 문학상, 국제문화 예술상, 자랑스런 서울시민 600인 표창, 국제교육 공로대상, 경희대 공로상, 홍조근정훈장 수상 등을 받았다.

* 恭賀新禧(공하신희,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