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주민과의 대화, 차성수 구청장 “특강 분위기”

우·문·현·답 ‘우려되는 문제점에 대해 현장에서 답을 찾다’는 주제로 ‘2013 주민과의 대화’가 지난달 5일 가산동을 시작으로 4월 4일까지 10개동 주민센터에서 열렸다.
   예년과 다르게 올해 열리는 주민과의 대화는 ‘주민과 함께하는 동 순회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본 행사에 앞서 각동 마다 각 동의 특성에 맞는 다른 ‘마을의제’를 선정하여 ‘집중 토론’ 시간도 새로 마련됐다.

*  우문현답[愚問賢答]과 뜻 달리한 우.문.현.답
  구청이 ‘2013년도 주민과의 대화’ 주제로 정한 [우.문.현.답]이 고사성어[愚問賢答(우문현답), 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현명한 대답]과 유사해 의미가 부담스러웠는지 구청은 우.문.현.답 부제를 [우려되는 문제점에 대해 현장에서 답을 찾다]라고 달았다. [愚問賢答, (구민의) 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구청의) 현명한 대답]이라는 모양새 같아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 “지역발전  토론회” 호평

   이번 집중 토론을 “주민 이기주의를 보는 듯했다”, “내년에 있을 선거운동 전초전같았다.” 등을 주장하는 구민들도 있었지만 “구민들이 자발적으로 의제를 정하고 지역을 발전시키자는 의도는 신선하기 까지 했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그리고 행사 도중에 일부 주민들이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로 고함을 치고 현수막을 내걸고 물리적인 행동을 한 것은 “토론 문화 부재”라는 지적도 있었다.
  행사기간동안 차성수 구청장이 직접 동 주민센터를 순회하며 1일 동장이 되어 대민봉사 일선에 나서 1:1민원상담을 실시하고 자치프로그램 등에 참여해 주민들과 함께 한 모습은 “차 구청장의 현장 중심 구정을 보는 것 같다”고 호평하는 이도 있었다.   또, “마을의제를 토론하며 마을의 발전방향을 찾자는 집중토론 프로그램을 좋은 시도”라고 하는 이도 있었다. 특히, 복지시설,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을 방문해 복지대상자들의 다양한 요구와 애로사항을 청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라고 평했다.
   이 밖에도 금천구 현안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각 동 ‘우·문·현·답 콘서트’를 대부분 참석한 우성진 구의원(민주통합당, 비례대표)은 가산동 주민센터가 처음 진행을 했음에도 “잘 운영한 경우”라고 호평을 했다.
  우 의원은 “행사 준비와 깜짝 공연 등이 알차게 마련되었다”고 했다. 그는 독산 4동도 “무난했다.”고 평했다.
            
 그러나 “준비 미흡과 주민 마찰 등으로 토론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는 곳도 있었으며 “의제를 선정하고 주민 토론을 한다는 자체가 문제였다”는 주민들의 지적이 많았다. 특히. “운영 미숙”과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거용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선 토론회가 시작되자 “누구를 위한 의제냐?”며 “평소 모이기도 힘든 주민이 어렵게 모인 자리인 만큼 시급한 의제가 먼저”라며 “토론자들이 기존 의제를 제대로 토론조차 못하고 참여 주민들이 제기한 다른 의제로 행사가 진행돼 웃지 못 할 경우”도 있었다.
  “토론에 참여하는 구민들은 지역 현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토론은 구청 대강당이나 회의실에서 규모에 맞게 진지하게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것을 너무 쉽게 접근하고 짧은 시간 안에 책임 있는 결론도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주민과의 대화는 말 그대로 1년에 한번 구청장을 만나 주민들의 개인 민원 즉, 생활에 필요한 이야기나 구정으로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하는데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이도 있었다. 또 이번 행사가 “차 구청장이 주민 질의에 답을 하기보다 대학 강단에서 강의하듯 했다”는 이도 있었다.
 구청에서 프로그램을 잘 진행하기 위해 미리 각동 사회자를 불러 교육까지 시켰으나 대부분의 행사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사회자들의 볼멘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시흥 2동의 경우, “패널에 나올 사람들이 말하는 순서와 내용 등을 미리 짜 놓은 듯 부자연스러워 이를 보는 주민들이 끼워 맞추기 식 행사 진행”이라며 실망스러워 했다.  또 인력동원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회단체 단체장들의 불만도 있었다.
 

# 취지는 좋지만 “악용됐다.”

  특히,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부분이 “차성수 구청장의 치적을 홍보”하는 “(선거 운동으로) 악용됐다.”고 한다. “주민토론이란 취지는 좋지만 직위를 이용해 차기선거에서 유리한 입장을 취하려는 것 같았다”고 했다.
  “‘동별 마을의제’와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시흥1동 ‘우리 동네 왁자지껄 재래시장 만들기’에서는 지난해 10월 준공식을 한 ‘대명시장길 활성화 사업’의 “치적을 부각시키려고 정한 것 같았다”고 했다.
  시흥2동의 ‘마을의제-금천사회복지관 개관에 따른 지역발전 활성화 방안’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오는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금천종합사회복지관 치적을 알리는 경우”라고 지적한다. 금천종합사회복지관는 “한인수 전구청장이 추진한 것이지만 차 구청장의 업적으로 의도적으로 홍보하기위해 정한 것처럼 오해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구민은 “의제도 구청에서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시흥3동과 시흥5동의 경우, 정작 주민들이 깊이 있게 토론하기를 원하는 것은 ‘남부도로사업소 유치’와 ‘뉴타운 관련’ 민감한 사안들인데 ‘박미마을 회관’이나  ‘도시농업 활성화 방안’같은 의제가 정해져 “차 구청장을 간접 홍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시흥3동의 경우 ‘구청이 사업비 50억원을 유치했다’며 ‘박미마을 회관 운영방안’으로 의제를 선정한 것에 대해 구민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거리가 멀다며 사회자를 폭행하려고 달려가는 등 이를 지켜보는 구민들까지 불안에 떨었고 마이크를 뺏는 등 보기에도 민망한 사태까지 발생해 구민을 위한 토론이 아닌 구청장이 싸움시킨 토론회라는 비판의 소리까지 쏟아졌다.  선거 운동은 커녕 창피만 당한 토론회라고 평하는 이도 있었다.
  또 시흥5동의 ‘도시농업 활성화 방안’은 “구청이 홍보하고 있는 각종 마을가꾸기 일환으로 보여 차 구청장의 구정을  의제로 정한 의도가 선거운동과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일부 주민들은 “벌써부터 내년 지방선거가 과열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 마을의제 ‘토론 규칙’과 구청장

  특히 각동에서 이루어진 ‘마을의제’ 토론에서는 패널이나 구민이 질의를 하면 답변 가능한 참석자(구청장 등)를 사회자가 지정하여 답변하도록 되어 있다. 차 구청장이 함께 토론 할 수 있는 경우다. 토론회의 사회자가 토론 쟁점을 최종정리하고 마무리(‘마을의제 토론 규칙’- 사회자의 역할 2. 진행사항 참조)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 운영은 다시 차 구청장이 주민들에게 나아가 토론 전반에 대해 다시 설명하거나 정리를 하는 형식이어서 “이런 행태는 구청장 자신을 홍보하는 선거운동으로 보이고 ‘마을의제 토론회’가 “내년 선거에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 “조직적(?) 선거운동” 의혹 제기

  실제 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한 주민은 “혼재된 선거운동을 보는 듯했다”고 한다. 그는 “마을의제 토론회는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내년에 있을 차 구청장의 지방선거를 대비해 마련한 것이 아닌가하는 강한 의혹마저 든다.”고 했다.
  구청장과 자유롭게 질문과 답변을 나누는 ‘구청장에게 묻는다.’ 코너가 별도로 “마을의제-토론회’가 끝난 바로 뒤에 마련되어 있는데 굳이 “구청장이 등장해 마무리 발언을 하거나 토론회 정리를 구청장이 별도로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올해 처음 주민들이 토론회를 시작한 만큼, 토론회가 전체적으로 잘 못 진행되더라도 구청장이 나설 것이 아니라 사회자가 있고 토론 패널들도 있어 ‘마을의제 집중토론’을 그들이 “어떻게든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며 “첫 시도가 선거 홍보용이라는 의혹”으로  행사의 취지를 “제대로 못 살린 것 같다.”고 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이들 중에는 “토론회가 엉망이 되었지만 준비를 많이 했었다”며 결과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가산동의 경우, 의제 자체는 크게 선거용이라고 볼 수 없지만 그런데도 동장이 “의제선정을 위해 가산동 주민센터 직원들과 회의를 했다”고 한 부분을 두고 문제 삼는 이도 있었다. “주민센터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통장회의, 주민자치회, 기타 직능단체 등의 회의를 거쳤다”는 동장의 발언을 공무원들의 적극 관여로 보고 있다.
  “순수한 주민토론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시흥2동 행사에 참여한 한 구민도 “본 취지와 달리 시흥2동도 구청에서 의제를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른 동의 마을의제도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며 “공무원들이 내놓고 할 수 있는 조직적(?)인 선거운동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밖에도 “독산 1동에서는 모 경로당 관계자가 우호적인 발언을 하자 차구청장이 ‘아까 사람들이 많을 때 말씀하시지요!’라며 표를 의식한 발언도 일삼았다.”고 한다.

# 인원동원에 “골머리” 

  또 다른 이유로 행사 내빈소개에서 10개 동 모든 행사에서 모 봉사단체를 소개한 것을 두고 선거 운동처럼 보인다고 주장하며 수근 거렸다. 이들 회원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제복을 입고 행사장 한곳에 모여 앉았고 사회자가 일일이 개개인을 호명하여 일으켜 세워 주민들에게 소개를 했다.  시흥1동에서는 차 구청장의 만든 단체라고 공개적으로 소개하기도 해 “차 구청장의 치적을 이용한 선거운동”이라고 하는 이도 있었다. 이 단체는 차 구청장 취임이후 노인 등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구청에서 만든 단체로 새마을운동지회나 금빛복지회 등 봉사단체 회원들과 달리 각 회원 당 매월 20만 원씩 50여명의 회원이 “연간 1억여 원정도의 실비 지원을 받고 있는 단체”라고 한다. “1억여 원 지원”이라는 점에서 이 단체를 타 봉사자들이 “차 구청장의 차기 선거용”이라고 부른다. 
  그러하다 보니 이번 행사에 표와 연결이 되는 노인들 모시기를 “노인정 중심으로 진행했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그리고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인원 채우기를 했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인원 동원을 맡은 관련자들로부터 ‘골머리가 아프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행사장에는 주민 2~300여명이 참석했다.

# 홍보부족 등 지적 
 
  또 다른 문제로  홍보 부족을 들고 있다. 
 홍보부족과 일정 혼란 등으로 참석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금천구 소식지와 구청 홈페이지 등에서 주민과의 대화가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 정확히 게시되지도 않아 당사 금천뉴스 기자도 구청의 주무부서에 전화하여 일정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3월 7일 시흥2동의 경우 안내물 종류에 따라 시간과 장소가 다르게 게시돼 주민들이 혼란스러워 했다.

# ‘주민의견 담벼락’ 주민의견 누락도
 
  그리고 행사장 입구에 준비한 ‘주민의견 담벼락 운영’을 구청 측이 불성실하게 운영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한 구민은 “‘주민의견 담벼락’에 구민들이 소중한 의견을 주셨다. 이러한 의견을 구청이 적극적으로 정리해 지원해야 할 것인데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에 일부가 누락되기도 했다”며 “구민들이 어렵게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적었을 것이다.  마침‘주민과의 대화’ 행사장에 많은 구민들이 모였을 때 연대 서명을 받아 해당 기관에 제출하는등으로 주민의견을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성공적인 ‘주민과의 대화’가 되려면, 구민을 어렵게 알고 의견을 소중히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주민중심 토론회를 처음 시도했지만 ‘잘했다’는 이야기보다 ‘지적이 더 많은 경우’여서 당황스럽기 까지 했다.
 ‘2013년 주민과의 대화’는 3월5일에 가산동, 3월7일에 시흥2동, 3월19일에 시흥1동, 3월20일에 시흥5동, 3월21일에 시흥4동, 3월26일에 시흥3동, 3월27일에 독산4동, 3월28일에 독산1동, 4월2일에 독산3동, 4월4일에 독산2동에서 개최되었다. 주민들은 교육, 보건, 교통, 사회 복지, 공원 녹지, 도시 계획 분야 등 다양한 질의와 건의를 했다.   
                                김홍년 기자. 양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