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경 흠(논설위원) 

꽃의 특성은 어떤 불합리한 조건에서도 예쁘다는 것이다. 모양, 빛깔, 향기로 승부를 걸고 저마다 독특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을 꽃에 비유한다는 것은 무리한 예라 아니할 수 없겠으나 겨울이라는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아 환한 빛으로 봄이라는 세상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을 보고 있으면 사람의 삶도 저 꽃과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따뜻함의 신호탄인 개나리, 목련, 벚꽃, 진달래가 모양은 각기 다르나 똑같이 예쁘다, 곱다, 라는 수식어가 한결 같이 따라 다닌다. 꽃이 가지는 무게와 울림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모두가 잠든 사이 어둠의 문을 빠끔히 열고 소리 없이 아픔을 달래는 내밀한 꽃의 삶이 하나의 서사시이자 서정시이며 극시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꽃의 빛깔은 선명하고 화사하다. 이것은 꽃의 역사성이 무엇인가 라는 의문에 부딪치게 되고 그 답은 삶의 여정에서 위험한 고비마다 희망의 싹을 틔우기 위해 자기만의 노력으로 상처를 치유하다 보면 확실하게 살아날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빛깔로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꽃의 향기란 차마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가슴을 두드리다 울면서 뒤돌아섰을 때, 내 사랑의 멀어져 가는 발자국 소리를 듣는, 그런 추억이 세월이 지나면서 지워지지 않고 새록새록 떠올라 스치는 바람결에 흩날리는 것이 못내 아쉬워 허공을 바라보며 헛웃음 짓는 것이 아닌가 한다.

 봄꽃은 대부분 잎이 나오기도 전에 꽃부터 피워 올린다. 추위와의 대립에서 승리한 인고의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서였다고 정의한다면 너무 속된 표현일까. 따지고 보면 사람의 삶도 얼키설키 뒤죽박죽인 세상의 그물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잠시 머뭇거릴 사이도 없이 욕망대로 뻗어나가다 보면 모습은 일그러지고 성격은 모호 하고 인품은 아예 없어지기 때문이다.  
 꽃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잃지 않고 분명하게 자기가 누구라는 것을 모양과 빛깔과 향기로 표현하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세상살이에서 일에 치이고 관계에 떠밀리다 보면 본래의 모습, 성격, 인품이 변하게 되는 것이 그의 정설화 되어 있다.

 많은 자기계발서에는‘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묻겠다. 지금까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아왔나.‘예’라고 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뜻하는 일이든 뜻하지 않은 일이든 그 일에 익숙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운 좋게도 하고 싶을 일만 하였을 때 즐거움은 배가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지 말자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어야 한다.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로 하나은행에 들어가서 정식 직원이 된 이서원님의 성공기를 소개한다.

 1.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이 나중에 더 잘 보인다.
 2. 성실이 최고의 무기다.
 3. 하찮은 일이란 없다.
 4. 가까운 사람을 먼저 만족시킨다.

 위와 같이 하찮은 일부터 어려운 일까지 참고 견디면서 열심히 하다 보면, 하는 일에 익숙해지게 되고, 익숙해지다 보면 잘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즐거움도 생길 것이다.

 행복은 채색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 그 원인과 과정과 결과는 항상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기계발 도중 넘치면 덜어내고 모자라면 더해야 한다. 그것은 외롭고 고단하고 아픈 시간을 이겨내야 한다는 뜻이다. 즉 꽃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숙련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생각과 행동은 꽃이 된다. 그런 삶을 사람들은 벤치마킹(benchmarking)할 것이다.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은 현재이니까.

 살다 보면 어떤 멍청한 놈에게 헛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날씨 탓이려니 생각하라. 태어나서 지금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으니 내뿜는 체온의 열기만으로도 충분히 그럴 것이다. 못 들은 척 그냥 넘겨라. 꽃 같은 사람만이 가지는 특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