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 수 
                                                                                                         전 금천구청장 

‘개천에서 용 난다’ 는 옛말이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남다른 노력으로 성공을 거두었을 때 일컫던 말이다. 주경야독(晝耕夜讀) 이니 형설(螢雪)의 공(功)이니 하는 말도 그래서 생겨났다. 그런데 이 말은 그야말로 옛말이 되어 버렸고 요즘은 전혀 시대가 맞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이런 말이 ‘있다’가 아니라 ‘있었다’로 바뀌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서울에 명문대학교 진학률을 조사해 봐도 강남을 비롯한 부자 마을 출신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상대적으로 가난한 마을로 꼽히는 강북이나 서울의 변두리 자치구에 비율이 눈에 띄게 낮다. 재력을 바탕으로 한 사교육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돈이 없으면 자녀를 인재를 키우기도 어렵다는 뜻이고 부의 세습이라는 사회적인 이슈와도 관련이 있는 문제다. 이렇다보니 보니 자치구가 아닌 우리 금천의 경우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꿈을 펼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의 설립이 꼭 필요한 일이다.
 2007년 11월 30일.
 금천구의 여러 인사들이 모여 재단법인 금천미래장학회를 설립하자는 모임을 가졌다. 젊은이가 금천에 미래라는 당위의 전제 아래 금천의 젊은이를 인재로 키워 지역발전에 초석으로 삼자는 취지였다. 장학 사업은 교육의 개혁과 함께 일찍부터 내가 꿈꾸어 오던 일이었다. 그러니 장학회 발기 모임이 나로서는 참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닌가.
 먼저 구의회를 통해 초기 재단 설립자금 6억원을 배정받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여전히 넉넉하지 않은 구청 살림이기 때문에 장학재단을 설립하려면 불요불급한 비용과 예산을 줄이면서 2년동안 알뜰살뜰 살림을 꾸려갔다. 이런 구청에 노력에 발맞추어 금천관대의 기업인들도 한마음으로 동참해 주셨다.
 유충식 원신월드주식회사 대표이사님, 김현 호 노광건설 대표님, 양철우 주식회사 교학사 대표이사님, 조상익 금천새마을금고 연합회장님이 기꺼이 참여 해 주셨고, 많은 지역 주민들께서도 소중한 사랑이 담긴 성금을 모아 장학회에 전달해 주셨다.
금천미래장학회는 천희원 이사장님과 함께 여러 금천 사람들의 하나된 마음 이 모아져 이렇게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구청에서 조성한 6억원과 성금으로 모은 2억5천만원 등 총8억 5천만원의 장학금을 확보한 금천미래장학회는 첫해에 고등학생 18명에게 100만원씩 대학생 10명에게 200만원씩 모두 3800 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앞으로는 장학금의 액수와 지급 방법을 개선하여 장학회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성된 기금이 적다는 이유로 장학금을 쪼개다 보면 자칫 학생들의 용돈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장학기금을 더욱 충실하게 조성하여 가정형편이 어려운 명문대 진학생 등 지역을 참다운 인재를 발굴하여 입학부터 졸업까지의 모든 학비를 지원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금천 출신으로 우수한 인재라면 학비 걱정 없이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재단법인 금천미래장학회는 향후 10년간에 1만명의 후원회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100억원의 장학금을 조성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장학 사업을 시작한지 2년여가 지난 지금은 25억원 남짓의 장학기금이 조성되어 있다. 지역 주민들께서 아낌없이 금천의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해주신 덕분이다. 장학회는 전체 주민이 지역 인재 양성에 관심을 갖도록 ‘한 사람 한 구좌 갖기 운동’을 펼쳐 사업의 공영성을 더욱 멀리 알리고 성공적으로 장학 사업을 수행하여 명실공히 지역 인재 양성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