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경 흠 (논설위원)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늘 막가자는 행동과 같은 것이다. 이런 맥락들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그 해답을 전문 석학들이 쓴 책에서 찾아보자.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요르겐 렌더스 지음 김태훈 옮김. 생각연구소)는 책은 지금부터라도 미래를 준비하고 자연을 보호 육성해 나간다면 인류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지만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하고 풍요로운 삶의 질만 요구한다면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내용이다.

 로마클럽보고서『성장의 한계』를 집필하는데 참여했던 요르겐 렌더스가 쓴 글에서 40년 후를 걱정하는 예측 글이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지속적인 증가, 각국의 이해관계로 엉망이 된 환경관리, 바다의 오염으로 산호초와 해초가 사라지고 사람의 허파에 비유되는 아마존의 원시림도 무분별한 남획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문제는 사람 때문에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시름시름 앓고 있는 지구의 몸살 속에서 사람들이 지구를 더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아픔을 치료할 수 있는 확실한 처방을 누구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통을 분담하는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현 시점에서 누가 미래를 걱정한단 말인가?

 지금 상황을 살펴보면 극심한 기후 변화 속에서 고도성장은 말뿐이고, 세대 간의 갈등, 빈부의 격차,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보편적 정의의 결핍으로 삶이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연 파괴로 인한 재앙도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겨울의 대명사 3한4온이 사라지고 있지 아니한가.

 우린 우리가 처한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을 눈으로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도 40년 후에 대한 예측의 글을 보면서 그것이 현실화 되지 않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후쿠시마에서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진 일본은 어느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고, 오스트레일리아의 폭염과 홍수, 미국의 허리케인, 필리핀,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의 자연 재난도 우리에겐 별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다가오는 미래의 아픔을 예견하면서도 무시한다는 것이다.

 2009년 10월 17일 모하메드 나시드 몰디브 대통령과 각료 11명이 몰디브 기리푸시 섬 바닷물 속에 들어가 30여 분간 회의를 열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국토가 물에 잠기고 있는 심각한 사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는 몰디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이며 만약 몰디브를 구할 수 없다면 나머지 세계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과학자들은 인류가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50년 안에 몰디브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겪어보지 않았어도 겪어본 것처럼 대비하지 않으면 자연은 예고 없이 우리에게 몽둥이질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를 미래에 대비하여 예고한 것이 있다면 딱 하나 오스트레일리아 기상청의 예상지도 색깔이 변했다는 것이다. 보라색과 진분홍색이 더해졌다. 이유는 무엇일까. 기온이 50°에서 52°~ 54°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지금까지는 검은색이 최고 온도인 48°~ 50°이었으나 54°까지 기온이 오르면서 50°~ 52°사이는 보라색, 52°~ 54°사이는 진분홍색으로 정했다. 지구 온난화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뜻이 아닐까?

 현재 전 세계적으로 벌의 감소세가 심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2010년 말 기준 토종벌 가운데 76%가 죽었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발표가 있었다. 식용 작물의 75%는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에 묻혀줘야만 열매를 맺는다. 사과, 딸기, 호박 등이 꿀벌 없이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럼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프레온 가스는 원래 자연계에는 없었던 물질이다. 1928년 발명되었을 당시는 꿈의 물질이라 불렸으나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여(1985년 오존홀이 남극 상공에서 확인됨) 이에 심각성을 인식하고, 오존층 보존을 위한 빈 조약(1985년3월22일)과 몬트리올 의정서(1987년9월16일)를 체결하기도 하였다.

 고통 없는 밝은 미래는 없다. 미래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보여준 나름대로의 경고와 처방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음 세대들이 행복하게 살아야 할 지구에,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하여, 현재의 삶에 고통이 따르더라도 자연보호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