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철재 (구로소방서 홍보교육팀장)

  지난달 16일 오전 3시 17분경 금천구 시흥동 889-×× 주택가에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출동한 구로소방서 소속 K 소방장(40세) 등 3명의 119구급대원들은 술에 만취한 환자보호자인 김 모(33세, 무직)씨에게 영문도 모른 체 15분 여간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당시 김 모씨는 갑자기 S 구급대원의 멱살을 잡고 폭언을 했으며, 이를 말리던 다른 구급대원 2명에게도 주먹으로 여러 차례 얼굴을 때리고 ‘칼로 배때기를 쑤셔 버리겠다’는 등의 폭언으로 정당한 119구급활동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특별사법경찰관의 수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되었다.
  각종 재난 현장이나 응급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곳에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4일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초 현재까지 서울 지역에서 발생한 구급대원 폭행 피해는 모두 2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의 구급대원 폭행 사건은 지난 2010년 22건에 이어, 2011년 27건, 2012년 38건 등 최근 4년 동안에만 116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구급대원들을 폭행한 가해자들은 대부분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가 많았다. 올 들어 벌어진 구급대원 폭행사건 29건 가운데 96.6%에 달하는 28건이 술에 취한 환자 또는 보호자 등에 의해 행해졌다고 하니 고질적으로 잘못된 음주문화의 획기적인 개선과 개개인의 의식개혁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구급활동 중인 119구급대원에 대한 잇단 폭행 사건은 구급대원의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 이어져 고품질의 구급서비스 제공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 이에 구로소방서는 특별사법경찰관 2명을 폭행피해전담반으로 구성?운영하고, 구급차량에 설치된 CCTV를 증거로 폭행 사건 발생 초기부터 경찰과 긴밀하게 협조해 법적 조치 등 강력 대처할 계획이다.
  한편 재난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하여 화재?구조?구급활동 업무를 방해할 경우 소방기본법 제16조와 제53조,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