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에서 휴대폰 부품을 만드는 H사가 기준치 113배의 구리와 1238배의 납, 아연, 질소 등이 포함된 폐수를 무단 방류하다 적발되었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4월부터 6월까지 주거지역 인근 제조공장 52곳에 대한 폐수방류 특별조사 결과, 금천구 H사 등 25개 업체가 총 3746t의 폐수를 불법 배출·방류한 것을 확인하고 적발했다고 6월 19일 밝혔다. 
  단추 제조 공장, 섬유 스크린 인쇄 공장 등 의류 부자재 제조업소는 이번에 처음으로 단속 대상에 포함됐는데 12곳 중 6곳이 폐수를 무단 방류했다.
  유형별로는 허가 없이 무단 방류한 곳이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6곳은 폐수에 다른 사업장의 폐수를 섞어 방류하다 적발됐다. 폐수배출시설을 가동하지 않거나 시설을 설치했으면서도 폐수 배관을 별도로 만들어 하수도로 흘려보낸 곳도 3곳 씩이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폐수 성분을 검사한 결과 청산가리로 알려진 시안(CN)은 기준치의 최대 765배, 크롬(Cr)이 기준치의 10배 넘게 검출됐다.
  납(Pb)은 기준치의 최대 4098배 검출됐으며 구리(Cu)와 페놀류는 각각 682배, 222배 많았다.
  납 성분은 감각 기능 저하, 운동 기능 장애, 신경계 장애 등을 유발하며 구리는 두통, 발작과 함께 유산 등을 일으킨다. 크롬은 위장과 복부에 통증을 유발하고 신부전, 독성 신장염, 간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하천의 부영양화(영양분 과다 현상)를 유발하는 총질소와 총인, COD(화학적 산소 요구량)도 기준치를 17~57배 초과했다.
  금천구에서 휴대폰 부품을 만드는 H사는 2012년 1월 사업을 시작하면서 조업 시 발생하는 폐수를 전문 업체에 위탁하겠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신고 내용과 달리 폐수를 수중 펌프를 이용해 하수도로 무단 방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폐수를 위탁하면 1t당 약 20만 원의 비용이 든다. 이 비용을 아끼고자 H사가 무단 방류한 폐수에서는 기준치 113배의 구리와 1238배의 납, 아연, 질소 등이 포함됐었다.
   서울시는 위반사업장 24곳에 대해 형사입해 검찰에 송치하고, 관할 구청에 시설폐쇄와 조업정지 등 행정명령을 의회했다. 나머지 1곳에는 과태료 처분토록 했다. 이들은 맹독성 유독물질이 함유된 3746톤을 불법배출하거나 하수도로 무단방류해 ‘수지 및 생태계보전에 관한법률’을 위반한 혐의다.
  금천구에서 4곳이 적발되었다. 자치구별로는 성동이 7곳으로 가장 많았고, 영등포(5곳), 은평·성북(각 2곳) 등이다.
  이들 업체는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 등에 처한다.
  최규해 시 민생사법경찰과장은 “이번 단속은 장마철을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며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는 현실에서 폐수 무단방류는 시민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