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보통신 측, 억울함을 호소하는 분위기
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타 계열사 사장 구속영장 발부 

  지난 6월 10일 오전 9시 서울 소공동 롯데쇼핑센터빌딩.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호텔롯데·롯데백화점 본사와 같은 시각 동시에 금천구 가산동 롯데정보통신·롯데피에스넷에서도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한 뒤 샅샅이 뒤진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관들은 각 부서별로 휴대전화를 수거한 뒤 컴퓨터 자료 복사와 책상 위 서류 수거 등을 진행했다. 주로 기획, 재무 관련 부서들이 집중 타깃이 됐다고 전한다.
  롯데 임직원들은 큰 충격 속에 하루 종일 거의 일손을 놓아야만 했다.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는 모두 제자리에 돌아갈 수 있었지만, 컴퓨터 등의 사용이 제한된 상황에서 정상업무는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한다. 굳은 표정의 직원들은 사무실 복도에 삼삼오오 모여 수사 배경과 그룹의 현안 등을 걱정하며 웅성거렸다.
  대부분의 압수수색 현장에서는 수색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직원들은 오전 9시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불과 몇 분 만에 컴퓨터 등에서 손을 떼고 자리를 비워 줘야했다고 한다. 특히 그룹이 자료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사내 컴퓨터에서 USB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놓은 탓에 이를 푸는 데만 몇 십 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컴퓨터 자료 복사 중에는 수사관이 직원의 자리에 앉고, 해당 자리의 원래 주인인 임직원은 보조의자로 옆에 앉아 압수수색 과정을 지켜봤다고 한다.
  이날 롯데에 대한 전 방위 압수수색은 자정이 다 되어서야 끝났다. 16시간이 걸린 셈이라고 한다.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이 창사 7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그룹 전반에 검찰의 본격적 사정(司正) 대상에 오르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그룹 내부에서는 억울하다는 입장도 적지 않다. 가산동의 롯데정보통신과 관련하여 한 관계자는 "가산동의 롯데정보통신에서 컴퓨터를 마련하는 게 비자금과 연관이 있느냐"며 볼멘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시각 신격호 총괄회장은 병원에 입원해있었다. 신 총괄회장은 압수수색 하루 전인 지난 9일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다. 신 총괄회장은 고열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로부터 4시간이 지난 11일 오전 4시 30분쯤 롯데 계열사 사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됐다.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면서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