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은 한마디로‘우리는 북한의 남침 동정을 사전에 보고 받았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설마’라는 의식 때문이었을까요? 6.25의 여러 정황이 위와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신생 국가의 오만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무지와 자만에서 나온 결과는 3.8선이라는 경계선이었습니다.

 민주국가와 독제국가의 통치 형식이 다른 것은 자유와 독제, 상생과 순종, 그리고 만족과 불만족이라는 속성이 있습니다. 세상은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 아닙니다. 의사를 표시할 창구조차 있다 없다 로 확연히 구분되는, 마치 내전의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보이지 않는 추악한 전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2010.3.26일 천안함 폭침 사건, 2010.11.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2015.8.4일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생명을 잃거나 부상을 당한 장병들과 그 가족의 눈물은 지금도 바다를 이루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은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사건은 상처로 남고 상처는 기록으로 남아 역사가 되는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중동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1~4차의 중동전쟁이 보입니다. 제 1차는 1948.5.14일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언하자 이집트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침공하였습니다. 제 2차는 1956.7.26일 이집트가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한다고 선언하면서 영국 프랑스와 분쟁이 발생하였습니다.

 제 3차는 1967.6.5일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음으로 발발되었습니다. 제 4차는 1973.10.6일 3차례의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패한 이집트가 위상 회복을 위하여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였으나 결국 패전하고 말았습니다.
 
 현재도 쿠르드, IS 반군들이 자살폭탄까지 감행하는 장면들을 TV에서 수시로 뉴스로 접할 수 있습니다. 전쟁의 공포가 현실화 되었습니다.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어찌 보면 간단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허나 우리의 현실도 과연 그럴까요.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관계의 그물에서 하나의 적의가 다른 존재를 영역 밖으로 몰아내는 의지가 강할 때 불가피하게 보이지 않는 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삶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전쟁을 막아야 합니다. 그리고 전쟁을 막기 위해 경계선상에서 목숨을 잃는 청춘이 이 땅에서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경계선상 뒤에 있는 우리의 단합된 힘이 필요합니다. 모든 사건은 사람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기에 전쟁을 잠재우는 묘수가 될 것입니다.

 사건이 터지면 후끈 달아올라 앞으로는 절대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생색내기 식 큰소리를 뻥뻥 치는 소리가 많으면, 결국 똑같은 사건이 재발되는 우를 범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새로운 사건의 발생을 통한 가슴 저미는 진혹곡을 부르는 일은 제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더불어 사건을 삭여내는 힘을 조용히 기러는 것이 재발을 막는 하나의 방편이 아닐까요.

 남남갈등, 꼭 있어야만 합니까. 머리를 맞대고 가슴으로 대화를 나누면 외부의 어떤 공격도 막아낼 수 있습니다. 서로를 믿지 못한다면 결과는 뻔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당하기 전에 완벽한 준비를 끝내야 합니다. 확실하고 꼼꼼한 매뉴얼로 다시는 눈물 있는 세상을 만나지 말아야 합니다. 얼마나 다행인가요. 우리에게는 그런 적의와 살의를 잠재우는 힘이 있는 것이 말입니다.
 역사가 쓰여 지기 이전부터 해가 뜨고 물이 흐르고 숲이 자랐듯이 세상 그 어느 곳도 이렇듯 시공간을 초월한 안식처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이 개인의 삶에 위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삶이란 어쩌면 보편성을 추구 하는 것이 제일 행복하지 않을까요. 보편적 가치, 보편적 정의,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동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떨까요.
 대한민국에 다시 6월이 왔습니다. 진혼곡은 어쩌면 가장 잔혹한 전쟁의 상흔을 가장 처절하게 어루만지는, 그래서 전쟁을 반대하는 노래가 아닐까요. 전쟁터에 있었던 수많은 청춘들의 마음 말입니다. 어쩌면 북한군과 맞서 방아쇠를 당겼던 병사의 숙연한 외침인지도 모릅니다. 세계는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지만, 단순화 하여 쓰레기 소각장에서 태워버리는 것은 어떨까요. 
 
 6.25 전쟁은 천형(天刑)같은 것입니다. 세월이 이만큼 흘렀으면 잊을 만도 하겠으나 그날의 총성, 그날의 핏물은 어떻게 해도 잊히지도 없어지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통일을 위한 사명감으로 바꾸어가는 과정이 아닌지? 그래서 지치지 않고 우리는 진혼곡을 부르는 것이 아닐까요. 하여‘너머’의 세상에 대한 인식을 재점검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6.25 전쟁은 결국 승리했습니다. 불의에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정신, 전후좌우가 한마음으로 정의를 위해 함께 피 흘렸던 민주주의 정신 말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실업문제, 빈부격차, 계층갈등, 저성장 등으로 고민하고 있으나 6.25와는 아무 상관없는 세대가 6.25의 상처 위에서 자신들의 삶을 키워가며 대한민국을 튼튼하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아, 자랑스럽지 아니한가요.
 6.25 전쟁 발발 66년,‘한국 전쟁’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실은 아직도 전쟁 중입니다. 문득 애치슨(Acheson) 선언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요. 통일은 천둥번개처럼 한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섞이면서 발전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남남 합의도 있어야 합니다. 통일 비용도 쌓아 놓아야겠지요. 물론 전쟁 발발 가능성도 사전에 없애야 합니다. 구두끈을 바짝 졸라매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