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뉴스
기고 & 사설
한가위에 포옹 - 홍경흠
,  |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08.31  23:50:1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어느 날 사회적으로 성공한 동서가 한가위에 귀향한다는 소식은 나를 아프게 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까지 줄 곳 나는 수석으로, 동서는 차석으로, 내 밑에서 나와 경쟁 아닌 경쟁을 하면서 성장했던 동서가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 모 대학에서 교수직까지 꿰찼기 때문이다.

   만남에서 겉으로는 웃고 떠들면서 호들갑을 떨었으나 내심으로는 비교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여러 가지 여건상 유학을 포기하고 지금은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며 가사를 돌보는 일에 전념을 하다 보니 끝내 빠듯한 생활비를 걱정하게 되는데,

   동서는 책과 더불어 65세 정년까지 후학을 기르면서(자신의 일을 즐기면서) 걱정 없이 산다는 듯한 당당한 언행에서 의당히 위축될 수밖에, 변신이라도 이건 너무 다른 변신에 주눅이 들어 자꾸 의기소침해 지는 것을 어쩌랴. 극도로 예민해지는 감수성이 확연히 드러났다 겹쳐진다.

   동서의 명품 옷 가방 구두, 절대 부럽지 않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왜 자꾸 내 모습과 비교되는 걸까. 초라해지기 시작했다. 나의 존재는 무엇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을까. 나의 온갖 행위는 나를 더 슬프게 하지만 과학적 분석에 이르자 나를 더 낫게 만드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로 왔다는 것에 도달했다.

   좌중의 말이 나의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다“너는 그래도 깔끔을 떨며 앙증맞게 화목한 가정을 일구고 추위에 떠는 젖은 영혼들을 돌보는 것이 세상에 드러났고 결국 스스로 누추한 사회를 밝은 사회로 바꾸고 있지 않느냐”라는 말은 진심으로 나를 꼭꼭 채워주고 있지 않은가.

   누구와 비교하지 말자. 비교하면 아파지기 시작하고 끝내 서글퍼져서 눈물이 난다. 그러기에는 세상은 너무 치열하고 계단이 많다. 자신을 세세히 분석하자, 그리고 도전하자, 길은 여러 갈레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다. 삶에서 정답이란 없다. 옳다고 생각하면 그 길을 묵묵히 가다 보면 자신의 목표점에 어느새 도착할 것이다. 그것이 정답이다.

   그런 생각과 행동만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이다. 죄 중에 가장 큰 죄가 시간을 허비하는 죄이기 때문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그리나 현재는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이 있고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의 위치나 생각을 인정하자. 그것이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지만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 1등을 했군요, 정말 천재인가 봐요”맘에도 없는 축하 인사를 상대방 학부형에게 날리지만 속이 급 쓰린 것은, 엄마의 마음이다. 이런 나의 좌절은 남의 기쁨이 되는, 나의 기쁨은 남의 아픔이 되는, 그런 일은 다반사로 현실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일 때 마음에 평온이 오는 것이다.

   삶이란 별거 아니다. 실패를 분석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다 보면 마지막에 KO 펀치를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허물고 다시 구축하자. 그에 걸맞은 대책을, 명징화 하는 것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구축된다. 그리하면 슬퍼하거나 아파할 시간이 없다. 나 자신의 못남에서 벗어날 것이다. 고로 진짜로 웃는다.

   한가위란 본디 흩어져 있던 한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햇곡식으로 차례 상을 차려 조상을 기리는 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제간에 혹은 친족 간에 현재의 삶의 방식과 사회적 위치에 따라 다른 세계 사람이라고 치부하는 일이 가끔 매스컴을 장식할 때가 있다. 성공한 가족사는 언제나 경계를 지웠는데.

   삶이 저 높은 곳으로 훨훨 날아오르려면 꿈은 각자 꾸되 관계 속에서 생각과 생각이 따뜻해야 한다. 어떤 존재로 있든 꽃향기를 물씬 풍기면, 서로 엉켜서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번 한가위는 양보하고 이해하고 격려함으로써 삶의 본질에 깊숙이 가 닿자. 가족이 가족 속으로 들어가 울고 웃자. 그래야 사랑이 담뿍 담긴 한가위가 아니겠나.
 

< 저작권자 © 금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금천뉴스 서울특별시 금천구 금하로 793, 118호 (시흥동 벽산 1단지상가)  |  대표전화 : 02-803-9114  |  팩스 :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민주
등록일 : 2011.10.28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04923   |  발행인 : 배민주   |  편집인 : 노익희
Copyright ⓒ 2011 금천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cn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