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 갚았는데도 1조 원 보증도 받아
   
  [금천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국정을 농단하고 부산 해운대에 건립될 ‘엘시티’가 비리를 바탕으로 조성됐다는 의혹이 번지면서 최근 엘시티의 시행사인 청안건설의 이영복 회장이 지난 2007년 서울 금천구 독산동 군부대 부지 매각에서 L아파트 개발까지 검찰은 ‘건축 비리의 종합판’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소식통에 의하면, 사업자 선정부터 인허가, 대출 보증과정까지 의혹투성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이어 또 하나의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사업을 검찰 이 수사하면서 독산동 L아파트 건축 사업이 제2의 엘시티 사건으로 보고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은 독산동에 4천4백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사업을 통해 1천200억 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독산동 L아파트 개발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해 지난 8월 검찰은 압수수색을 하고 신용불량자였던 이 회장이 금융 특혜를 지속적으로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여기에 L아파트 공사 이전에 독산동 도하부대 이전 부지의 거래관계도 조사 중이다.
 현재 이 부지에는 L아파트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L아파트 1차 입주가 시작됐다.
 독산동 도하부대 이전 부지를 매입한 것이 이 회장의 청안건설이 시행사로 참여한 것을 확인하고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거래 과정에 개입된 삼양사와 이 회장 간의 관계도 불법거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 토지매입부터 의문투성이

  1970년대 도하부대가 들어서기 전 해당 부지는 삼양사 소유였으나, ‘매각 시 원소유주에게 우선적으로 매각한다’는 조건으로 정부가 징발했다.
  삼양사는 부대 이전 기일을 기약할 수 없어 정부로부터 시가매수권을 부여받았고 이것을 해당 부지에 대한 권한으로 팔았다.
  30년여 동안 시가매수권이 국내 부동산시장을 떠돌다 제이피홀딩스PFV가 최종 소유하게 됐다.
  부대 이전 계획이 가시화되자 삼양사는 제이피홀딩스PFV와 ‘국방부로부터 땅을 매입할 때 곧바로 제이피홀딩스PFV에 매각한다’는 조건으로 계약한 후 매각 절차를 밟았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 12월 7일 매입이 이루어졌다.<금천신문 535호 1면 ‘독산동 L아파트... 1200억 비자금’ 기사 참조>
  문제는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던 도하부대 이전 부지를 삼양사가 매입하고, 이 날 바로 제이피홀딩스PFV에 매각했다는 점에서 의혹을 가지고 수사중이다.
 ? 제이피홀딩스PFV는 이 회장이 실소유주인 회사로 알려져 있으며, 이 회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 아무개 씨(43)가 지난 2009년 10월부터 2010년 5월까지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제이피홀딩스PFV 관계자는 “도하 부대 부지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는 중이라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 건축 비리 종합판…정·관계로 튀는 불똥 
 
  한편 부지 매입 과정에서 여당과 야당의 유명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모 인사가 땅을 매입하려고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에게 로비를 했다”, “또 다른 인물이 여권 정치인에게 매각 협력 조건으로 수십억 원의 정치자금을 줬다” 등의 얘기가 해당 부지를 매입하려던 브로커들과 사채업자들 사이에서 파다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과 관련된 한 법률전문가는 “여당과 야당의 유명 인사가 개입했다는 근거 자료를 가지고 있다”면서 “5만여 평의 땅을 권력으로 사들이며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확인했다.”  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 회장은 1990년대 부산 다대 만덕지구 사업 과정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빌린 돈 600억 원을 갚지 못했는데도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이 회장에게서 돈을 회수하기는 커녕 1조 원대의 보증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소식통에 의하면, 당시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자금난을 겪고 있었는데, 정관에도 없는 아파트 건축 사업까지 뛰어들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빌린 돈을 받아내기는 커녕, 2014년 독산동 L아파트 공사 과정에서 시행사인 JP홀딩스사PFV에게 분양보증을 해 줬다.
  JP홀딩스사PFV는 이 회장이 실소유주인 청안건설과 이 회장 아들이 지분의 절반을 가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신용불량자인 이 회장에게 1조 1천억 원 규모의 보증을 해준 것이다.
  금융 관계자는 확인을 하면 이영복 회장을 알 수 있을 건데 한두 푼도 아니고 빌려준 걸 안 갚았는데 어떻게 보증을 해주는지 상식 밖이라고 했다.
  ‘독산동 L아파트 보증발급’과 관련해서는 당시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동 사업장(독산동 L아파트) 보증신청인 (주)제이피홀딩스PFV 사업부지 심사시 경영실권자를 이영복으로 판단해 분양보증서 발급을 거절했었으나, 보증신청인이 법원에 신청한 거래거절금지가처분이 인용돼 법원의 결정에 따라 보증을 발급했다.
   검찰은 마당발로 알려진 이 회장이 정·관계 로비를 통해 이 같은 도움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 이 회장은 이른바 ‘1000만원 계’를 통해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엘시티 시행사 유치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청탁을 한 것 아니냐는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이 회장은 57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이용해 엘시티 사업 관련 규제 해제와 특혜 등 정·관계 로비 혐의로 11월 12일 구속됐다. 엘시티 사업 관련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된 올 8월, 이 회장은 소환에 불응하고 잠적해 전국에 지명수배됐다. 이후 석 달여만인 11월 10일 체포됐다.
 엘시티의 경우, 검찰은 아파트 분양과정에서 불법행위는 물론, 이 회장이 로비수단으로 특혜 분양 등 여러 불법행위를 했던 정황을 확인했다고 11월 21일 밝혔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사전 청약’이나 ‘분양 예약’ 명목으로 유력인사들에게 아파트를 불법 분양한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과 법원의 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 고위 공무원, 중견기업 회장, 금융기관 고위인사 등 수십명이 친분이 있던 이 회장에게 제의를 받고 엘시티 아파트를 공개분양 전에 미리 분양받았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7월 21일 엘시티 시행사와 분양대행사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엘시티 아파트 청약 관련 서류와 자료를 정밀 분석 중 미심쩍은 청약거래를 찾아내 이 회장이나 엘시티 사업과의 관련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 회장은 1996년 부산 다대·만덕 택지개발 사업과 관련해 택지전환 특혜와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 정·관계 특혜 의혹에 휩싸인 이 회장은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에서 상당수 혐의가 무죄로 판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으로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