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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1  10: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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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또 지지난 봄
목련이 피어 달 떠오르게 하고
달빛은 또 목련을 실신케 하여
그렇게 서로 목을 조이는 봄밤.
한 사내가 이 또한 실신한 손
그 손의 가운뎃손가락을
반쯤 벙근 목련 속으로 슬그머니 넣었습니다.
아무도 없었으나 달빛이 스스로 눈부셨습니다.

-정현종 님의 꽃 深淵 중에서

 

위 시를 읽다보면 내 개구쟁이 때의 생각이 어렴프시 난다.
그렇게 눈이 시리도록 달 밝은 밤에 그녀와 둘이서
논길을 걸어가면서 슬그머니 그녀의 가슴에 손을 얹어놓았던
꿈같았던 일이 생각난다.
그 때, 나도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한 사내가 성숙되어가는 과정이 아니었던가 싶다.
눈 부실정도로 너무 밝아 사랑하기 좋은 정황이다.
해오라기처럼 목련도 하얗다.
너무 밝아 그 아름다움에 일을 낸 것이다.
정분이란 이렇게 자연스럽게 일어나야 쾌감을 느낀다.

슬그머니 사내는 꽃 속으로 내음하게 자신의 손가락을 넣는다.
그 행위는 에로스 적이다.
그런데도 아무도 없다는 것이 더욱 이색적이지 않는가.
그것은 은밀하다는 뜻이다.
다만 밝은 달만이 이 모습을 높은 곳에서 바라보고 있을 따름이다.

-시인 박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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